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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미얀마 내전시 송유·가스관부터 보호?…"중국군 국경배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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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지대 주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 군부 비판, 내전 가능성 고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발생 후 반중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중국군의 국경배치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미얀마 언론과 시민들은 내전 발발 시 800㎞에 달하는 송유관·가스관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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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시위
[EPA=연합뉴스]



2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와 중국 국경의 소식통들은 중국 군인을 실은 트럭이 최근 며칠간 국경 도시인 지에가오(姐告)에 잇따라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얀마 내전 발발 시 송유관·가스관 파괴를 우려해 군대를 보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완공된 이들 시설은 미얀마 서부 해안 짜욱퓨(Kyaukphyu)에서 중국 윈난성 쿤밍시(昆明)를 잇는 800㎞ 구간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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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짜욱퓨와 중국 쿤밍을 잇는 가스관(빨간색), 송유관(연두색)
[고쿤밍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이라와디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미얀마에서 반중 시위가 거세지자 2월 말 군부와 만나 송유관·가스관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측은 "송유관·가스관이 파괴될 경우 양국 모두에 막대한 피해"라며 방비태세 강화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그동안 미얀마 군부 쿠데타 상황을 '내정'이라며 뒤로 물러나 있었고,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이 군부의 친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달 14일 양곤에서 중국계 공장 수십 곳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공격으로 불에 탄 뒤 중국 정부가 "폭력을 중단할 보다 효과적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자 '군부와 중국이 짜고 친 사건'이라며 자작설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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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민족연합(KNU) 반군들이 反쿠데타 시위에 동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얀마 시민들의 반중 정서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내전 가능성을 내비치자 중국이 군인들을 국경지대에 추가 배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은 지난달 30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군부가 시민 학살을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소수민족 무장조직 및 친 민주진영 지지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3개 무장단체는 미얀마와 중국 국경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미얀마∼중국 송유관·가스관 파괴를 목표로 삼은 징후는 없는 상태다. 카친독립군(KIA)의 경우 미얀마 군대와 교전하면서 "민간 거주지와 송유관·가스관은 피해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중국은 미얀마 상황이 내전으로 치달으면 송유관·가스관이 위험하다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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