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불법출금' 이규원·차규근 불구속기소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과 이규원 검사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네 차례 출석 요구를 거부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더 진행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검찰이 이 검사를 직접 기소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공수처는 수원지검으로부터 김 전 차관 사건 중 이 검사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내용을 이첩받았지만, 수사 여건이 안 된다면서 검찰에 재이첩했다. 재이첩 당시 공수처는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담당하겠다"며 "수사 후 송치하라"고 했지만 수사팀은 직접 법원에 기소를 했다. 공수처는 이날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일 차 본부장과 이 검사를 허위공문서 작성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했다.

차 본부장은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을 통해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61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 출국금지한 사정을 알면서도 하루 뒤인 23일 오전 출국금지 요청을 승인한 혐의도 있다. 이 검사는 당시 성 접대·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김 전 차관이 심야 출국을 시도하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거 사건번호로 작성한 긴급 출금 요청서를 제출해 출국을 막고, 사후 승인 요청서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를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본부장과 이 검사는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조치 혐의로 그동안 각각 4차례와 5차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번 사건은 우여곡절 끝에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는 모양새지만 검사 관련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판단하겠다고 한 상황이어서 양측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초 현직 검사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등 2명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 외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른 결정이다. 수사팀은 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선(先) 공수처 이첩, 후(後) 검찰 재이첩'을 위해 현직 검사 사건만 떼어내 공수처로 이첩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수사 여건이 되지 않는다' 등을 이유로 수원지검에 사건을 재이첩했다.

공수처는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수사 완료 후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건을 송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검찰은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에 대한 수사가 완료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기소했다"면서 공수처의 사건 재재이첩 요청과 관련해서는 "공수처 요청은 법률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이번 사건 중 최대 관심사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는 판단을 미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에 대한 부분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별도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출국금지 관련 수사 축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 조사에 불응해온 이 지검장은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된 후 김진욱 공수처장이 조서 없이 비공개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제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대한 공익신고를 공수처에 수사 의뢰하기로 해 사건은 더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지홍구 기자 / 류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