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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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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불신 사회…"공론장 오염 경계" "비스마르크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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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보커터'·'지금, 비스마르크' 출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양극화와 진영 논리 등으로 많은 사람이 정치를 외면하는 불신의 사회란 말이 종종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논객을 비평하고, 리더의 역할을 탐구한 정치 분야 책들이 최근 출간됐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포퓰리즘을 공부하는 김내훈 씨는 '프로보커터'(서해문집)에서 "주목경쟁 체제에서 벌어지는 문화정치 양상과 그 산물로 프로보커터의 멘탈리티를 들여다본다"고 말한다.

책 제목은 '특정한 반응을 유발하다' 또는 '도발하다'는 뜻의 '프로보크'(Provoke)에서 따왔다고 한다. 저자는 프로보커터를 인터넷 등에서 글이나 영상으로 특정인이나 집단을 도발해 조회 수를 올리고, 그렇게 확보한 세간의 주목을 밑천 삼아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싸움꾼형 프로보커터'라고 주장한다. 그는 "좌파 성향 비평가로서 참여정부 시기 정권에 가한 비판은 적어도 본인의 신념과 가치관에 근거했다"면서도 "2019년 하반기 이후 언행은 그렇게 보기 힘들다"고 책에 적었다.

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폭로 사건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재조사 등에 관해 그가 내놓은 입장을 언급하며 "음모론을 펼치고 비아냥거렸다. 이런 언사는 논객의 비평 활동이 아니며 도발이다"고 비판한다.

책은 그의 말을 인용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저자는 "보수 성향 언론들과 진중권은 공생 관계"라며 "진중권이 인용될 때 늘 정의당 출신 진보 논객이란 타이틀이 따라붙는데, 진중권마저 비판하는 문재인 정부란 여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고 주장한다.

김어준에 대해서는 '음모론자-예언가형 프로보커터'라고 말한다. 저자는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중 하나이자 민주당 진영 최대의 스피커인 프로보커터이기도 하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김어준이 운영했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도 언급한다. 책은 "이미 존재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동원하고 결집하는 데 머물렀고 반대 진영 설득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나꼼수의 토대는 정치 종족주의였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일반 시민의 몫은 프로보커터가 조장하는 공론장의 오염을 경계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프로보커터가 정치권에 행사하는 영향력과 관계없이 이들의 언어가 보통 사람들의 언어에 스며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자는 주장을 펼친다.

연합뉴스



독일의 역사학자 에버하르트 콜브는 '지금, 비스마르크'(메디치미디어)에서 독일의 철혈 재상으로 불리는 오토 폰 비스마르크 일대기를 다룬다. 비스마르크는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라는 두 개의 축으로 분열된 독일을 하나로 통합해 근대 국가의 초석을 다진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비스마르크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추구했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유연한 해법을 제시한 실용주의자였다고 말한다. 또 비스마르크가 정통 보수주의자였지만 이데올로기에 빠지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비스마르크가 당면한 현실에 따라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 리더였다는 점에서 현실주의자라는 생각도 덧붙인다.

물론 책은 비스마르크의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다룬다. 저자는 "그가 시도한 모든 것이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적대자인 사회민주주의자와 가톨릭 세력을 때로는 단호하고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말한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천사에서 "한국 사회 정치 리더들이 비스마르크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독일 부국강병의 밑바탕이 된 외교정책"이라며 "또한 독일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밑바탕을 다져놓았다는 점도 배워야 한다. 그는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었음에도 독일 복지의 기원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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