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관에서 교민들에게 출국 일정 공지"
미얀마 진출 신한은행 현지 직원, 총격에 중태
"군경 진압수법 갈수록 반인륜적, 잔인해져"
미얀마에서 유혈사태가 악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강경 진압에 나선 군인들을 피해 급히 달아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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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얀마에 체류 중인 교민들에게 출국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기홍 부산외대 미얀마학과 특임교수는 1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현지 공관은 미얀마 국적 항공사와 협의해 4월 (출국) 일정도 계속 교민들에게 공지하고 있다"며 "가급적 출국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천 교수는 미얀마 현지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우리 공관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 별도 본부를 설치해서 비상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韓 대사관 "매주 화요일 임시 비행편으로 출국 가능"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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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지난달 30일 교민들에게 "4월 중순으로 예정된 띤잔(미얀마 신년 물축제) 기간 전후로 또다시 시위가 격화하고 군경의 강경 진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드시 체류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 매주 화요일 편성된 한국행 임시 비행편을 이용해 출국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다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아직은 그런(철수) 단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필요시 군 수송기나 특별기를 투입해 교민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자국민 철수 명령은 잇따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비(非) 필수 업무 공무원과 가족, 민간 자국민의 철수를 명령했다. 독일과 노르웨이도 자국민의 철수를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귀환 시점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미 지난달 19일부터 단계으로 자국민들을 귀국시키고 있다.
"총격 부상자를 불구덩이에 던지거나"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사우스 다곤 지역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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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천 교수는 "진압 수법이 갈수록 반인륜적이고 잔인해지고 있다"며 참혹한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지역에서 총격 부상자를 불구덩이에 던지는 상황이 발생했고, 같은 달 30일엔 양곤 내 사우스다곤 지역에서 군경이 로켓 수류탄으로 추정되는 화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정부에서 총기 발포에 대한 통제권을 각 지역으로 자율화하면서 무분별한 발포가 자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까지 사망자는 약 520명에 달한다.
반면 천 교수는 미얀마 군부가 현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는 최소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CNN 기자를 에스코트해 원하는 지역만 돌아다니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기자가 머무는 동안 강경한 행동을 금지하라'는 내부 문건이 노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진출 신한은행 현지 직원, 총격에 중태' 보도도
총격을 입은 여성이 탄 차량.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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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에 근무하는 직원이 전날 머리에 총상을 입고 위독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전날 현지 매체와 SNS 등에 따르면, 당일 오후 5시쯤 신한은행 양곤지점에 근무하는 쑤쑤찌라는 직원이 퇴근용 셔틀 차량에서 군경이 쏜 실탄에 맞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미얀마에는 신한·KB국민·하나은행 등 주요 금융사들이 진출해 있지만 군부 쿠데타 이후 영업을 최소화하고 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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