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가격 며칠새 165달러 ↑
미국·노르웨이 등 자국민 소개령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을 유혈진압하고 소수민족 반군단체가 이에 맞설 의향을 표시하면서 내전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31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시위 장면.[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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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 내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과 독일, 노르웨이 등 각국이 현지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소개령을 내리거나 미얀마를 떠날 것을 권고하면서 미얀마발 임시항공편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현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구호 항공기(relief flight)’라는 이름으로 한국∼미얀마 노선을 오가는 미얀마국제항공(MAI) 임시항공편의 한국행 항공권은 835달러(약 95만원)로 책정됐다. 지난달 30일 670달러(약 75만원)에서 165달러가 오른 것이다.
현재 미국이나 노르웨이 국적자 등 미얀마 체류 외국인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항공편은 MAI 인천행 임시항공편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미얀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항공편 착륙이 전면 금지됐지만, MAI의 한국행 임시항공편이 운항을 계속해왔다. 외항선원 등 해외송출 근로자들이 비교적 많은 미얀마로서는 이들의 귀국과 교대 인력을 위한 항공편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한국행 항공편이 낙점된 셈이다.
주요국 정부 권고에 따라 출국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한국행 임시항공편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0일 미얀마 주재 자국의 비필수 업무 공무원과 가족의 철수를 명령했고, 하루 전에는 미얀마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텔레노르(Telenor)를 운영하는 노르웨이 정부가 자국민 귀국을 권고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직원과 그 가족의 안전을 위해 버마(1988년 쿠데타 전 미얀마의 옛이름)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하기로 했다"면서 “미국 국적 민간인도 우리의 최우선 고려 순위”라고 밝혔다.
하루 전에는 노르웨이 외교부가 유혈 사태 확산을 이유로 자국 시민들에게 미얀마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아직은 미얀마를 떠날 수 있지만, 이는 예고없이 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나 싱가포르행 임시 항공편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운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얀마 급유업체 파업과 양곤 국제공항 관제사 파업 등으로 국제공항의 정상적인 운영도 힘든 상태다.
‘외국인 엑소더스’로 인해 한국행 임시항공편 요금이 치솟으면서 귀국하려는 한국 교민들에 대한 영향도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입국이 쉽지 않아 귀국 수요는 적은 편이지만, 한국으로 귀국할 교민들로서는 항공권 가격 급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측은 “매주 화요일에 편성된 MAI 임시항공편 이외에 항공편 추가 편성을 통해 우리 국민의 출국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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