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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앵커]
지금 미얀마에서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자유와 민주를 외치는 시민들을 향해 로켓 추진 수류탄까지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격적인 내전이 시작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혈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미 500명을 넘어섰고 어린이 희생자도 3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리 함께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안녕하십니까.]
[앵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지난 2월 1일이니까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거세지고 있는데 군부는 계속해서 강경 진압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요.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말씀하신 것처럼 안타까운 상황이고 미얀마 안에서 희생자는 계속 나오고 있고요. 그리고 군부가 미얀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려는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국제사회는 지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서 미국도 그렇고 유럽연합도 그렇고, 관심은 보이고 있지만 그런 관심이라는 것이 미얀마 사태 해결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라는 데는 의문부호가 붙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내에서도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연대 움직임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앞서 전해드린 리포트에서도 미얀마 시민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성명 발표는 고맙지만 소용이 없다. UN과 미국도 걱정한다는 말은 그만해 달라,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런 말입니다. 너무나도 무기력해요, 국제사회가 말이죠.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맞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UN에서 역할을 해야 된다, 또는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고 미얀마 시민들도 그걸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UN 상황을 보시면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어떤 결의안이 나오고 UN안보리 차원에서 움직여야만 미얀마 문제에 대해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야만 미국이나 서방국가들, 한국을 포함해서 미얀마 문제에 역할을 해 볼 수 있는 국가들이 움직일 수 있는데 지금 UN안전보장이사회 구조를 보면 중국하고 러시아가 들어가 있거든요, 상임이사국에. 이 나라들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결의안 같은 것들은 어떻게 구체적인 행동들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런데 미얀마 사태 이후로 계속 중국하고 러시아는 UN 차원에서 단호한 입장을 내는 것에 대해서 미온적인 반응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UN 차원에서 뭔가 할 수 있는 부분도 없고 그렇다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국가들이 독자적으로 군부를 제재하기 위해서 군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답답한 상황입니다.]
[앵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주말에 미얀마 국군의 날에 사절단까지 보냈습니다. 그만큼 군부를 계속해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일단 중국을 살펴볼까요. 왜 그렇게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는 겁니까?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는 것은 사실은 국군의 날 기념식에 갔던 것들이 눈에 띄는 상황이고 대부분의 경우에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무기를 주었다거나 아니면 자금을 지원했다거나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미국이나 UN, 유럽 이런 국가들이 미얀마 내부 문제를 가지고 미얀마에 대해서 경제제재를 하거나 행동을 취할 때 중국이 자기네들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믿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군부가 믿고 있는 배경에는 중국이 미얀마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서 자기네 영향권 안에 둬야만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도를 놓고 보시면 눈에 확실히 들어오는데 중국 입장에서는 지정학적인 계산에 따르면 중국에 적대적인 세력, 그리고 지금 같은 경우 미국이 되겠죠, 아마도. 적대적인 세력이 중국의 국경 근처에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는 그런 완충지대를 가질 필요가 있고요. 미얀마라는 국가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그런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미얀마에 민간 정부가 들어서든 아니면 군부가 들어서든 미얀마를 중국 편에 붙잡아두는 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상황에서 군부에 대해서 심정적인 지지를 해 주고 군부가 믿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후원을 제공해 주면서 미얀마를 중국 편에 묶어두려고 하는 것이죠.]
[앵커]
미얀마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미얀마에서 제대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요. 미국이 왜 그렇습니까?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습니까?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역사적으로 보면 지금 1990년 이야기를 하셨는데 1990년에 미얀마에서 군부통치 하에서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때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는데 군부가 이걸 무시해 버리고 2차 군부통치로 들어갔거든요. 그때를 기점으로 미국 등 국가들에서 미얀마에 제재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고요. 그래서 외부의 문이 닫힌 미얀마는 그때부터 중국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고 중국과 국경무역 같은 것들로 그런 걸 통해서 경제를 유지해 왔던 거죠. 그러는 사이에 2010년대가 넘어가도록 미국은 미얀마에 접근을 하지 못했습니다. 경제제재를 하고 있고 외교적인 관계도 없고 미얀마 국내 상황이 군부통치가 바뀌지 않는 한 미국이 미얀마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이 없었던 거죠, 미국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데 2011년부터 미얀마에서 조금씩 정치개혁이 시작이 되면서 그때 본격적으로 미국이 미얀마에 접근하기 시작했고 그러니까 오바마 행정부 때 피봇정책이라는 것의 핵심 중의 하나가 미얀마를 어떻게 돌려세울 것인가였거든요. 그래서 미얀마에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라는 부분이었는데 그때 미얀마에 미국이 들어가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시작을 했죠. 잠깐 동안 미국이 미얀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 군부 쿠데타로 다시 상황이 역전됐다라고 볼 수 있죠.]
[앵커]
미얀마는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겁니까? 현재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안보리에서 중국하고 러시아하고 반대한다라는 이야기는 러시아가 미얀마에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중국하고 같은 입장, 미국에 반대하는 입장으로서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중국하고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 거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에 있는 인도나 태국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 그다음에 서남아국가들이 또 중국 못지않게 지원을 해 주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국제사회는 그렇고요. 우리나라 정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을까요?
[이재현/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그 부분이 애매한데요. 한국 정부는 이미 독자적인 제재까지 포함해서 몇 차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금 민주화운동을 하는 군부에 반대하는 쪽을 지지하는 입장은 명확히 밝혔는데 그 이상으로 가면, 예를 들면 무역을 중단한다든가 미국이 하고 있는 것처럼, 아니면 국내 기업들이 미얀마에 투자를 하지 못하게 한다든가 그리고 상황이 되면 군사적인 이런 문제까지도 가능성 차원에서는 열어둘 수 있는데 사실은 이번에 한국 정부에서 입장을 낸 거 정도가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들이 아닌가. 미얀마하고 무역을 중단한다든가 그런 것들은 조금 더 국제사회와 같이 보조를 맞춰서 진행해야 될 거라고 보는데 지금 이렇게 한국 언론들에서 미얀마 사태에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꾸준하게 어쨌든 미얀마 사람들이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국제사회가 관심 있다라고 보여주는 것들은 계속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 정도는 최선으로 해야 되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미얀마를 둘러싼 국제관계는 굉장히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계속해서 미얀마 국민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현실적인 해결책들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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