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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디지털화폐 빅뱅] 7000만원대 돌파 이후 숨 고르기, 비트코인 1억원 진입 위한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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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4000만원 시대’라는 헤드라인으로 글을 쓴 지 채 2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의 시장은 다시 상전벽해다(桑田碧海). 지난 3월 14일 비트코인 사상최고가 700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6200만원대까지 조정을 받은 후 6000만원대 후반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3월 22일 오전 8시 현재 6741만1000원(빗썸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거래가 활발해지고 생태계 확장이 거세지면서 제도권 편입에 대한 고려가 늘어나고 있다. 암호화폐에 비관론을 펼치던 월가와 테슬라를 비롯, 글로벌 기업들의 비트코인 시장 진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확장정책으로 통화가치 하락 우려를 배경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로의 자산유입 역시 제2차 상승랠리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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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비트코인으로도 구매 가능”

금융사·기업들 상용화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


최근 비트코인 시세를 크게 움직인 인물로 1명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일론 머스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지난 2월 테슬라가 15억달러(약 1조6968억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실을 알리며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이들을 ‘바보’에 빗대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테슬라가 보유한 현금은 총 194억달러(약 22조1400억원). 보유한 현금 자산의 약 7.7%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이다. 테슬라의 투자 소식 후 급등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2월 16일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후 머스크가 트위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글을 올리자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연방 금융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보고서(Form 10-K)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유와 관련해 “보유한 현금에 대한 유연한 투자 정책”이라는 목적으로 “운영자금 용도를 제외한 현금 자산 투자를 다변화하고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함”이라고 적시했다. 이와 더불어 테슬라가 추가적으로 디지털 자산, 금괴, 금 상장지수펀드(ETF), 대체 준비 자산(Alternative Reserve Assets)에 투자할 수 있으며 테슬라 제품을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테슬라보다 앞서 비트코인에 투자를 시작한 기업은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스트래터지(MicroStrategy)다. 마이크로스트래터지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공개적으로 일론 머스크에게 비트코인 구매를 권유했을 정도로 ‘비트코인 전도사’로 알려졌다. 그는 여러 차례 “비트코인은 실생활에서 쓰는 통화 개념이 아니라 금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이며 자산이동도 간편하다”라며 “기업이 자산 일부를 투자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이 통화의 역할보다 대체투자의 역할을 하는 ‘디지털 골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위터에서 머스크 CEO에게 공개적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권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주주에게 더 큰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면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하고, 그렇게 하면 다른 기업이 뒤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가 기업 차원에서 막대한 금액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게 가능한지 되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지며 도우미 역할을 한 세일러의 존재도 더욱 부각됐다. 마이크로스트래터지는 지난해 8월 처음 현금 2억5000만달러(약 2854억원)를 들여 2만1454개의 비트코인에 투자한 이후 최근까지 21억86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보유규모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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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비트코인 시장 진출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최고(最古)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Mellon)은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기초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신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실물자산 중심의 자산운용서비스에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통합하여 은행업계 최초 ‘다자산 디지털 수탁·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17일에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월가 최초로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 투자가 초창기 단계여서 다른 자산들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펀드 투자에 제한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자산이 200만달러 이상인 고객들에게만 허용하는 것이다. 큰 변동성을 견딜 만한 자산을 보유해야만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들 역시 전체 순자산의 2.5% 이내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첫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승인 여부를 앞두고 있다.

여러 자산운용사가 2013년부터 SEC 문을 두드렸다가 번번이 퇴짜를 맞은 바 있지만 또다시 4개 업체(반에크·발키리·NYDIG·위즈덤트리)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시세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 상품으로 증시에 상장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지난 2월 세계 최초 비트코인 ETF는 지난달 캐나다에서 나온 바 있어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ETF 시장에 진출할 경우 투자자의 편이성과 접근성이 높아져 더욱 많은 투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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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조7000억원어치 구매한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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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규모 2위 인도 “비트코인 소유 처벌”

SEC 규제 불확실성은 악재 작용 가능성


비트코인의 가격상승세가 마냥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3월 15일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가 가상화폐의 거래는 물론 보유도 불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당일 비트코인 시세는 6400만원 이하로 추락하기도 했다. 법안은 가상화폐의 채굴과 발행, 거래는 물론 보유하는 행위도 불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최대 6개월의 처분 기간을 부여하고서 그 뒤에는 가상화폐 보유자도 벌금을 물릴 방침이다. 가상화폐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정책 중 하나인 이 법안이 가결되면 인도는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가상화폐의 보유까지 불법화한 나라가 된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유스풀 튤립스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이틀간 개인 간(P2P) 비트코인 이체규모가 521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인도 국민은 800만 명에 이르고 보유규모도 1000억루피(약 1조56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듯 각국 정부 규제는 비트코인 상용화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 역시 비트코인을 규제와 단속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의회 청문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이 탈세와 돈세탁 같은 범죄에 사용되고 투기적 성격이 강하며, 전기에너지 소모 때문에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수차례 비판한 바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인 가치가 안정되고 거래수수료가 낮아지더라도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경우 암호화폐의 매력도는 반감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7호 (2021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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