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추악한 미얀마 군부…산채로 불태우고 아이에도 총쏴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7일 '국군의 날' 쿠데타 이후 최대인 114명의 시민희생

5~15살 어린이 최소 4명도 희생…장례식장에도 총기사용

국제사회 강도높은 비판…러시아·中 등 8개국 열병식 참석

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노컷뉴스

총 맞은 시민 옮기는 사람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어린이를 향해 총을 쏘는 것은 물론 시위대를 산채로 불에 태워 죽이는 추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소 114명의 시민이 '미얀마군의 날'인 전날 군부의 총에 맞아 숨졌다.

미얀마군의 날은 원래 미얀마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무력 저항한 날을 기념한 '저항의 날'이었으나, 1962년 쿠데타를 일으킨 뒤 미얀마군의 날로 이름을 바꿨다. 이에 시민들은 원래 이름인 '저항의 날'이라며 거리로 나서 군부독재 타도를 외쳤다.

하지만 군부는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힘을 과시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안정과 안전을 해치는 폭력적 행위들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위대를 향한 유혈 탄압이 벌어졌다.

특히 5~15살 어린이 최소 4명도 희생됐다.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이가 눈에 고무탄을 맞아 다쳐 붕대를 감은 사진이 널리 퍼졌다. 14세 소녀의 어머니는 군인이 접근하는 소리를 듣고 집의 문을 닫으려 했지만, 딸은 피에 젖은 시신이 됐다.

노컷뉴스

만달레이에서 전날 군경의 방화로 40여가구가 불에 타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곤 지역의 한 간호사는 "식수 배달원과 행인도 머리와 배에 총을 맞아 숨졌다"고 말했다.

군부는 이날 밤 시위대를 진압하던 중 40대 남성이 총에 맞아 다치자 체포한 뒤 불타는 폐타이어 위로 던져 산채로 불태워 죽이기도 했다. 폐타이어는 주민들이 군부의 진입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트로 설치한 것이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이 남성이 불에 던져진 뒤 "엄마 살려줘요"라고 외쳤지만, 군부가 총을 계속 쏴 주민들이 그를 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군부의 만행은 다음날인 28일에도 이어졌다.

군부의 총에 맞아 숨진 20살 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장례식장에 모이자, 군부는 총을 쏘고 흩어지는 참석자들의 체포를 시도했다.

노컷뉴스

열차를 타고 온 군경이 총기 등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한 층 더 강해졌다.

미얀마 주재 EU(유럽연합)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 특히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얀마의 76회 국군의 날은 영원히 테러와 불명의 날로 새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자행한 유혈사태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깊은 애도를 유족들에게 보낸다. 버마의 용기있는 국민은 군부의 공포정치를 배격한다"고 밝혔다.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주도해 우리나라와 일본, 영국, 독일 등 12개 국의 합참의장도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와 경찰의 비무장 시민에 대한 치명적 무력 사용을 비난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미얀마 군부에 대한 우호세력도 여전하다고 로이터통신은 꼬집었다. 미얀마군의 날 열병식에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8개국이 외교 사절단을 보냈다.

노컷뉴스

그래픽=안나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