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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피의 토요일’…114명 사망, 한살 아기도 고무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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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의 날’ 민간인 무차별 학살

5~15세 어린이도 최소 4명 사망

유엔 인권보고관 “세계가 나서야”

중앙일보

28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자가 불타는 바리케이드 주변으로 도망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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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평화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난 27일 44개 도시에서 최소 11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CNN이 현지 언론 미얀마 나우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나온 사망자 중엔 5살 어린이도 있었고, 최대 도시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기는 눈에 고무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아기의 오른쪽 눈이 붕대로 덮인 사진이 퍼지면서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라와디 등 미얀마 매체에 따르면 이날 5~15세 어린이 최소 4명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약 두 달 동안 숨진 어린이가 20명이 넘는다. BBC는 “이날 미얀마 군경의 잔인함이 쿠데타 이후 그동안 봤던 것과 다른 차원이었다”며 “늘어난 사망자를 집계하는 것은 고통스러운데 특히 어린이 사망자들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전 세계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부가 대량 학살을 계속하는 가운데 말로만 비난과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미얀마 국민에게 공허하게 들릴 뿐”이라며 “원유·가스 등 수입원과 무기 구매선으로부터 군부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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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양곤 인근에서 군경의 고무탄에 눈을 맞아 붕대를 싸맨 한 살배기 여자아이. [사진 미얀마 나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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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자행한 유혈사태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이 분별없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 동반자들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미얀마 군부는 여러 우호세력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7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미얀마군의 날’ 열병식에는 중국·러시아·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베트남·태국·라오스 등 8개국이 외교 사절단을 보냈다. 이중 중국·러시아는 미얀마 군부의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두 나라는 유엔 차원의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TV 연설에서 “안정과 안전을 해치는 폭력적 행위들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사태 이후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 구체적 일자는 제시하지 않았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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