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국 군용기 2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데 이어, 27일 오전에도 중국 J-10 전투기 1대가 대만 서남부 상공에 진입했다고 28일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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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행동에 나서는 것을 가정한 워게임에서 미국이 자주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N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전직 고위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상당한 수준이며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국방부의 워게임을 지원하는 전직 관리인 데이비드 오크매넥 선임연구원은 NBC에 "(시뮬레이션했을 때) 대만 공군은 몇 분 만에 전멸하고 태평양 지역의 미국 공군 기지들이 공격받으며, 미국의 전함과 전투기는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의해 저지된다"고 설명했다.
오크매넥 선임연구원은 "시뮬레이션에서 미국이 단호하게 개입했을 때도 항상 침공을 물리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총력으로 대응해도 방어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는 언급이다.
NBC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공격적 레토릭이 맞물리면서 대만해협이 미국과 중국 간 '잠재적인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20년 전만 해도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미군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함정과 전투기 그리고 탄도·순항미사일 등에 지속해서 투자한 결과 미국의 우위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군사력 증강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린 지난 9일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당국자·전문가 그룹에서도 중국이 대만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자제한다고 해도 '미국이 대만 방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중국의 무력시위가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중국 군용기 2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SIZ)에 진입한 데 이어 27일에도 전투기 1대가 대만 상공에 들어왔다. 대만 국방부는 28일 중국 J-10 전투기 1대가 27일 오전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와 초계기 긴급 출격 및 무전 경고 등을 통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미·중 관계와 연동되는 양안(兩岸)관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 대만이 25일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한 데 반발해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밀착할 때마다 무력시위에 나서며 대만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해왔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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