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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희생자들 조화 바친 미국 대사…미얀마 군부와 밀착 러시아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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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유혈진압 군부 강력 비판 vs 소극 대처, 양국 입장 극명 상징

러시아 대표단, '미얀마군의 날' 열병식 참석…흘라잉 "러시아, 진정한 친구"

연합뉴스

양곤의 한 고교 앞에 군경 폭력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화를 바친 미대사 부부.
[주미얀마 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및 유혈진압 사태를 국제사회 대부분이 강력히 비난하는 데 비해 중국과 러시아는 소극적 입장인 가운데, 이런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진들이 현지 SNS에 올라왔다.

27일 주미얀마 미 대사관 공식 트위터는 토머스 바이다 대사와 부인이 전날 양곤의 한 고교 정문을 찾아 조화를 바치고 묵념하는 사진을 올렸다.

바이다 대사 부부가 함께 조화를 들고 가는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대사관측은 "바이다 대사 부부가 지난달 28일 네트워크 기술자 니니 아웅 텟 타잉이 숨진 장소인 고등학교 앞에 조화를 바쳤다"고 적었다.

대사관측이 올린 사진의 조화에는 군경 폭력에 숨진 이들을 기리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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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양곤 시내 한 고교 앞에서 조화를 놓고 군경에 의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이들 양곤 주재 토머스 바이다 미대사 부부 및 일행.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코팅된 A4 용지에는 '2월 1일 쿠데타 이후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미얀마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그들의 용기와 헌신을 우리가 기억하기를'이라는 글귀와 함께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이라는 문구도 같이 들어가 있었다.

바이다 대사 부부가 찾은 곳은 지난달 28일 양곤에서 시위 도중 군경의 총격으로 처음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외교단이 공동성명을 통해 군부 유혈탄압을 비판한 적은 있었지만, 대사가 공개적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미얀마인들은 SNS에서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한 네티즌은 "당신들과 당신들 정부가 미얀마 국민을 지지하고 한 편에 서주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주는데 대해 정말 감사한다. 그런 행보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의미가 있다"고 적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도 유혈진압 책임자들인 군 고위 장성들과 군부기업 제재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등장한 사진들은 반대로 미얀마 네티즌들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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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왼쪽)이 알렉산더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에게 시위대에서 압수한 '사제 무기'라며 설명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쿠데타 주역으로 미얀마 민주진영의 '공적 1호'로 꼽히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알렉산더 포민 러시아 국방부 차관과 함께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전날 포민 차관이 흘라잉 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와 유대를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포민 차관은 미얀마가 믿을만한 동맹국이고 전략적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미얀마군 수 천 명을 훈련하는가 하면 대규모로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국방 부문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흘라잉 사령관이 포민 차관에게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로부터 압수한 사제 무기들'이라며 물품들을 설명해주는 방송 화면을 캡처에 SNS에 올렸다.

한 네티즌은 "러시아는 살인자들에게 무기와 다른 군사 물자들을 팔려고 하고 있다.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탐욕스러운 행동인가"라고 개탄했다.

다른 네티즌은 "러시아와 중국은 미얀마 군사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미얀마 국민은 절대 잊지 않을 것", "중국과 러시아가 미얀마를 또 다른 북한과 시리아로 만들려는 것이 명확하다"는 네티즌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한편 흘라잉 사령관은 이날 오전 '미얀마군의 날' 열병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러시아군이 참석한 것을 환영하면서 러시아에 대해 "진정한 친구"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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