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英 4개 기관 및 9명에 대해 본토, 홍콩, 마카오 입국 금지
중국민, H&M와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 불매운동 일파만파 확산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당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와 관련 영국의 기관과 개인에 대해 제재하는 등 중국과 유럽연합(EU)간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EU가 신장 위구르족 탄압과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했자,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대해 맞대응 제재를 한 바 있다.
더욱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제 규범과 공정한 경쟁, 공정한 무역 등의 원칙에 따라 중국을 움직이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서방 진영이 연합전선을 펴고 있어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험악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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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영국 4개 기관과 9명의 개인을 제재했다면서 관련 개인과 그 가족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영국이 지난 22일 EU, 미국, 캐나다 등과 함께 중국 관리들과 단체를 제재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 외교부는 영국이 거짓과 허위정보로 신장 인권 문제를 구실로 중국 개인과 기관을 제재해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다고 비난했다. 외교부는 또 중국 주재 영국 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면서 "중국은 추가 조치를 할 권리를 남겨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려는 결심이 확고부동하다"면서 "영국이 잘못된 길을 계속 가지 않을 것을 경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추가로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들도 EU 및 미국 상품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중국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모양새다.
EU의 중국 제재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에선 'H&M'과 '나이키' 등 EU와 미국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에 들어갔다.
타오바오와 징동, 톈마오 등 중국 주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H&M 관련 상품의 검색이 중단됐다. 또 바이두(중국판 네이버 및 다음)는 H&M 매장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 서비스를 중단했고, 화웨이와 샤오미, 비보는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H&M 앱 다운로드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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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도 불매운동 타깃이 됐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유니클로, 아디다스, 갭, 필라, 뉴발런스 등도 불매 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이들 기업이 그동안 발표한 신장 관련 성명을 함께 게시했다.
이들 글로벌 기업에 대한 인민 감정이 악화되자, 관련 기업 및 제품의 모델인 중국 배우 30여명이 이들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종료한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도 자국민들의 불매운동을 두둔,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일반 국민들은 그들의 견해를 드러내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개별 기업이 거짓 정보를 바탕으로 상업적 결정을 내린 것에 중국 소비자들이 이미 행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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