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1.03.25.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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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892년 8월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폴리버의 한 저택에서 앤드루 보든과 애비 보든 부부가 도끼로 살해당했다. 범행 자체의 잔혹성에 더해 부부의 둘째 딸 리지 보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면서 이 사건은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됐다.
결국 리지는 '여성이 이렇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는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범인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 소설가 세라 슈밋은 이 사건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기 나름의 가설을 가진 이 유명한 살인 미스터리의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이 책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는 리지와 그녀의 언니 에마, 가정부 브리짓, 그리고 보든 자매의 외삼촌이 고용한 해결사 벤저민, 이렇게 네 명의 일인칭시점으로 사건 전날과 당일에 일어난 일들을 재구성해 보여준다.
벤저민을 제외하면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존했던 사람들이고 묘사된 일화들 또한 공판 증언이나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작가는 차가운 눈으로 현장을 탐색하는 게 아니라 현장의 일부가 되어 당시의 풍경을 상상하고, 각자의 이유로 분노와 절망에 빠진 인물들의 뒤틀린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경아 옮김, 440쪽, 문학동네,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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