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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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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호구 아니다" EU-中 신경전…투자협정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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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프랑스도 호구(doormats)가 아니다”

클레망 본 프랑스 외교부 유럽 담당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국을 향해 한 말이다. 전날 루샤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가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교 장관의 초치에 '지각 등장'하자 날을 세운 것이다. 본 장관은 "대사로서 상대국에 초치를 당했으면 곧바로 해당국 외무부를 방문하는 게 마땅한 일"이라며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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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예 주프랑스 중국대사(사진)의 발언 논란에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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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24, 도이체빌레 등 유럽 언론을 종합하면 프랑스·독일 등 유럽 7개국이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각각 초치했다. 전날 중국이 EU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제재를 한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장 이브 르 드리앙 외무 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주프랑스 중국 대사가 유럽의회 의원, 외교관과 연구원에게 한 발언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루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가 문제 삼은 건 자국 현직 의원과 싱크탱크 소속 학자를 향한 루 대사의 비난 발언이었다. 루 대사는 최근 이들이 대만 편을 들고 중국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어린 불량배', '미친 하이에나', '이데올로기 선동자'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여기에 전날 중국 정부가 유럽을 상대로 제재까지 하자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루 대사가 외무부의 초치에 늑장 대응하면서 문제는 더 확대됐다. 루 대사는 초치 하루 뒤인 23일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 대사가 프랑스의 초치 통보에도 곧바로 응하지 않는 외교적 결례를 보이면서 양국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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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 본 프랑스 외무부 유럽담당 국무 장관은 루 대사의 외교 결례를 강력 비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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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외교부도 22일 '긴급한 회담'을 이유로 우켄 주독일 중국대사를 불러들였다.

독일 외교부는 이날 미겔 베르거 사무차관이 우켄 대사를 불러 "중국이 EU 의회 의원, 과학자, 정치 기관 및 비정부기구 등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한 것은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덴마크, 벨기에, 리투아니아, 스웨덴, 이탈리아 등 이 중국 대사를 초치해 유럽 인사와 단체에 대한 제재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제재-맞제재…갈등 고조



양측의 긴장은 지난 22일 EU가 인권 유린을 이유로 중국 관리 4명, 단체 1곳 등을 제재하면서 촉발됐다. EU는 이들이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자산 동결과 EU 지역 입국을 제한했다. EU가 인권 문제로 중국에 제재를 부과한 사례는 1989년 톈안먼(천안문) 사태 이후 장장 3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에 중국도 즉각 맞대응했다. 중국 외교부는 "EU가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 정보를 퍼트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럽의회 및 네덜란드·벨기에·리투아니아 의회 의원,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 등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또 니콜라스 샤퓌 주중 EU대사 등을 초치해 항의하면서 신경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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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성홍기와 EU기.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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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공들인 EU-중 투자보호협정도 '흔들'



EU와 중국의 전례없는 갈등에 양측이 지난해 12월 합의한 'EU-중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도 흔들리고 있다.

EU 27개 회원국과 중국은 지난해 12월30일 CAI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7년간 30여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였다. 중국은 EU에 경제적 양보를 하는 대신 미국의 포위망에 구멍을 내며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공세적 대응에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은 투자합의를 비준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유럽의회의 베른드 랭 통상위원장은 트위터에 "EU를 향한 중국의 조치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중국에 제재를 철회하라는 경고성 글을 남겼다. 또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에서는 투자보호협정 비준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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