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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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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관계 설정 놓고 고민 깊어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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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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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 중국이 향후 EU와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EU와 투자협정 체결 합의 등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지만, 이번 상호 제재로 관계가 다시 멀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EU 주요 회원국이 중국의 보복성 제재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국 주재 중국 대사들을 잇달아 초치하는 등 첨예한 외교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긴급한 대화’를 이유로 우켄 주독일 중국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들여 유럽 의원과 과학자, 비정부기구(NGO), 정치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제재는 EU와 중국 간 관계에 불필요하게 긴장을 조성하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항의했다. 프랑스도 대만 방문을 추진한 자국 의원 및 연구원 등에 대해 “폭력배”, “미쳐 날뛰는 하이에나” 등의 원색적 표현으로 맹비난한 루사예 주프랑스 중국대사에 대한 초치 조치를 내렸다. 이탈리아와 덴마크, 벨기에, 리투아니아, 스웨덴 등 유럽 내 다른 나라들 역시 EU의 개인과 기관을 상대로 한 중국의 제재에 대응해 각각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

EU 회원국들의 이같은 조치는 EU가 지난 22일 위구르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한 뒤 중국이 보복 조치로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과 EU간 공방은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 개편을 확정하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오는 29∼30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홍콩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앞서 EU는 홍콩의 민주주의가 악화할 경우 추가 제재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은 최근 성명에서 “EU는 홍콩 내 정치적 자유와 인권의 추가적인 심각한 악화에 대응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만약 EU가 중국에 대해 추가 제재를 할 경우 중국은 맞대응할 지를 놓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EU에 대해 추가 제제를 할 경우 힘겹게 합의한 투자협정의 EU 의회 비준은 물건너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렇다고 EU 제재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 동맹 진영에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어서 대내외적으로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 쩡징한 중국 및 국제학 교수는 “중국은 아직 투자협정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EU에 경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낮다”며 “중국이 EU에 경제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하면 투자협정 비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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