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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소년들이 총성에 쓰러진 날, 미얀마 군부는 파티서 흥청댔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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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시위 무력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쿠데타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아들이 운영하는 리조트에선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고 23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지난 20일 미얀마 에이야르와디주 차웅따 지역에 위치한 호화 리조트에서 관광 재개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며 “행사에는 마웅 마웅 온 미얀마 관광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마웅 장관은 이날 현지 관광 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여러분은 작은 외교관이다. 코로나19 시국에 관광산업을 통한 외화벌이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경의 시위대 강경진압에 희생자가 속출하는 혼란스런 정국에 장관이 이같은 행사를 연 건 리조트가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아들 아웅 삐 손(36)이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란 게 미얀마 나우의 분석이다. 미얀마 관영 언론인 더미러데일리도 관련 소식을 신문 3면 전체를 할애해 보도했다.

흘라잉 사령관의 아들과 딸은 대형 리조트를 비롯해 건설회사, 무역회사, 미디어제작사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토지 임대권을 경쟁 입찰 없이 따내고, 임대료도 무상에 가까운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재무부는 흘라잉 사령관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6개 사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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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군경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저항의 의미로 검지·중지·약지를 세우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붉은색으로 X표 쳐진 사진의 주인공은 쿠데타의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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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열리던 당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선 15세 소년 조 묘 텟을 포함해 최소 6명이 숨졌다. 찻집에서 일하던 조 묘 텟은 당시 총소리를 듣고 밖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또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같은 날 “양곤에서 15세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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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부상자 들고 뛰는 시민들 [AP=연합뉴스]



22일엔 14살의 툰 툰 아웅이 만달레이에서 목숨을 잃었다. 당시 현장을 촬영했던 시위대는 SNS를 통해 “그는 그저 군인들을 피해 문을 잠그려 했을 뿐이었지만 군경 이유 없이 그의 가슴을 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총 261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다만 실종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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