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병대 선박으로 위협" vs 중국 "거친 파도 피한 어선"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정박 중인 220여척의 중국 선박들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첨예한 영유권 분쟁 지역이자,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의 장인 남중국해를 놓고 다시 한번 미·중이 충돌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남중국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중국 선박 220여 척이 대규모로 정박 중이던 사실을 필리핀 해상경비대가 20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필리핀 측은 이 선박들에 중국의 해상 민병대가 승선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 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NTF-WPS)는 성명을 내고 "청명한 날씨에도 암초 부근에 떼지어 있던 중국 선박은 어로 활동을 보이지는 않았다"며 항행 안전에 대한 위험과 해양환경 파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21일 암초 지역에서 중국 선박들은 떠나라고 요구했다.
필리핀 군용정찰기 촬영 결과, 전날에도 183척이 여전히 EEZ내 암초 지역에 정박 중인 것으로 드러나자 테오도록 록신 외교장관도 중국측에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정박 중인 220여척의 중국 선박들 |
그러나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은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대사관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선박들은 민병대가 타고 있는 배가 아니라 어선이며 거친 파도를 피해 정박하고 있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암초 지역은 중국 영유권 지역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이 반박했다.
미 대사관은 성명에서 "중국은 다른 국가들을 겁주고 도발하며 위협하기 위해 민병대를 동원하고 있으며,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동맹국인 필리핀과 입장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태평양과 인도양 및 아시아 대륙과 해양 국가를 연결하는 남중국해는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많은 상선이 오가는 곳이자 군사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 필리핀은 물론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는 국제 수로이며 어느 한 국가가 이 해역을 독점할 수 없다면서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해왔고 이 지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패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해왔다.
미중 남중국해 갈등 (PG) |
양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남중국해에서 폭격기와 항모전단을 동원해 훈련에 나서는 등 무력 시위 대결도 펼친 바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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