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르며 사용량 더 늘어
그리스 2배…네덜란드 추월
“친환경에너지 사용 늘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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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비트코인 값이 급등하면서 채굴에 쓰이는 에너지 사용량도 급증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이 웬만한 국가 단위를 넘어설 정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BoA)는 최근 비트코인을 구동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아메리칸 에어라인 그룹과 코노코 필립스 등 주요 화석연료 사용자 및 생산자의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비트코인 채굴 활동 등에 쓰이는 탄소배출량은 2년 새 4000만 톤(t)이상 늘었다.
보고서가 인용한 케임브릿지 비트코인 전기 소비 인덱스(University of Cambridge's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CBECI)를 보면, 현재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기 소비량은 연간 130 테라와트시(TWh)로 추정되며 이는 전세계 전기 소비량의 0.6%에 달한다. 노르웨이(124.12TWh), 네덜란드(110.68TWh)보다 많을 뿐더러, 그리스(53.64TWh)보다 두 배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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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값은 지난해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공급량이 한정돼있는 비트코인 특성상 과잉 수요가 유입되면서, 동시에 채굴에 쓰이는 에너지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BoA는 이 같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과열 분위기가 탄소배출량을 더욱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를 많이 쓰고 전기료가 저렴한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해 에너지 소모량이 큰 것도 유의점이다.
BoA는 “중국 전기발전의 60% 가까이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온다”면서 비트코인 채굴의 환경 파괴 우려를 더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랠리와 이에 따른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배출량 급증이 자동차나 발전소 등 기존 산업 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유의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전력 소비가 실제 시장 전력 공급을 좌우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
천연가스와 풍력, 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에 위치한 비트코인 채굴회사 ‘Hut 8’은 천연가스와 풍력으로 에너지를 사용한다.
가상자산 관련 벤처기업 캐슬아일랜드 벤처스의 파트너인 닉 카터는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와 관련해 탄소배출량을 제한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도덕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점점 더 친환경적인 형태로 옮겨가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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