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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신간] 나치에 가담한 철학자 하이데거…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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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 하이데거와 체육

뉴스1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 하이데거와 체육©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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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의 사상을 다룬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하이데거와 체육'이 서고에 연이어 들어왔다.

실존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하이데거는 문명비판적인 이론으로 존재론과 해석학 등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존재와 시간' '철학에의 기여' '기술에 대한 논구' 등을 집필했다. 학문적 업적에 불구하고 친나치 행적으로 2차대전 종전 후 5년간 학문활동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하이데거와 유대인 제자들의 관계를 통해 하이데거의 나치 참여와 그의 철학을 살펴본 책이다.

미국 뉴욕시립대 비교문학 교수인 저자 리처드 월린(Richard Wolin)은 나치를 옹호한 하이데거의 행위와 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집필했다.

저자는 먼저 하이데거가 한나 아렌트, 카를 뢰비트, 한스 요나스, 허버트 마르쿠제 등 유대인 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다. 이들은 스승의 나치 참여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하이데거는 1920년대 매력적인 강의로 독일의 젊은 지성인들을 끌어들였다. 제자들은 하이데거와 학문적 운명을 같이함으로써 철학의 정점에 이르렀다 믿었지만 그가 나치에 동조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이데거는 1933년 프라이부르크 대학 총장시절에 학생들의 나치 동참을 독려하고 유대인 제자들과 교수들, 심지어 스승 에드문트 후설까지 배신하며 나치를 옹호했다.

이런 전향은 하이데거의 문명비판적인 사상이 나치가 초기에 표방했던 구호와 상당 부분에서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이데거는 당시 독일 대학 현실에 대한 불만과 근대 기술문명의 극복을 위해 나치 운동이 필요하다고 오판했다.

그의 제자들은 하이데거와 함께하면서도 하이데거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철학을 추구했다. 이들은 스승의 강력한 그림자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스승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다.

특히 한나 아렌트는 하이데거의 애인이기도 했다. 아렌트는 하이데거의 나치 참여에 충격을 받아 20년이나 철학을 포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렌트는 하이데거와 화해한 후에 그의 사상을 옹호했고 유대인이 아닌 독일인의 입장에서 '악의 평범성' 이론을 전개했다.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은 한국하이데거학회장을 역임한 윤병렬 홍익대 초빙교수가 썼다. 윤 교수는 하이데거의 사상과 도가 철학에 대해 동서 융화철학의 차원에서 접근했다.

철학자 파크스(Graham Parkes)는 하이데거와 노자의 사유가 유사성을 보인다고 진단했으며, 미국의 한국계 철학자 조가경 교수도 '신비에 가득 찬 상응'라고 표현했고 프리쉬만도 하이데거와 도가 철학의 여러 상응점들을 발표한 바 있다.

저자는 독일 본대학에서 하이데거의 사상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동서양의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사유들을 넘나들며 보편성을 지향하는 철학을 연구해왔다.

책은 동서 융화철학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 존재론, 형이상학, 언어철학, 해체적 사유, 인식론 등 철학의 분과적 주제에 대해 하이데거와 도가 철학의 사유를 세밀하게 살피고 그들의 유사성을 탐색했다.

마지막으로 '하이데거와 체육'은 국내외 체육학 연구에서 하이데거 관련의 동향을 정리했다. 한국체육철학회 부회장인 저자는 체육학에서의 하이데거 연구(국내 11편, 국외 16편)를 정리했다.

저자는 교육학에서 하이데거 연구 성과를 부록에 첨부하기도 했다. 교육학에서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참고하면서 체육학에서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론을 제공하고자 했다.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리처드 월린 지음/ 서영화 옮김/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2만2000원.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양장/ 윤병렬 지음/ 서광사/ 3만9000원.
◇하이데거와 체육/ 이학준 지음 / 퍼플/ 61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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