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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화이자가 유럽연합(EU)에 코로나19 백신의 영국 수출을 차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화이자의 유럽 공장이 백신의 핵심 성분을 영국에서 들여오는데, EU가 백신 수출을 막으면 영국이 보복 차원에서 이 성분을 수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EU에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영국 요크셔 지역에 있는 화학업체 '크로다 인터내셔널'에서 백신 제조에 필요한 핵심 지방성분을 수입했다. 크로다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에서 이 성분을 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로, 당시 화이자와 5년짜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한 소식통은 화이자가 지방성분의 수급을 영국에 크게 의존한다면서 "영국이 수출을 차단하면 백신 생산공정 자체가 수주 안에 멈출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에 전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유럽이 백신 확보에 차질을 빚는 터라 영국을 자극해 이런 보복을 초래하면 백신 생산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의 이런 경고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공급을 두고 EU와 영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와중에 나왔다.
EU는 영국이 자국에서 생산한 AZ 백신을 EU에 충분히 빨리 공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영국은 백신 수출을 막은 적이 없다고 반박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7일 영국에 백신 수출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에서 생산된 백신이 다른 백신 생산국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한테는 돌아오는 게 없는 상황을 시민에게 설명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솔직히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이 놀랍다. 정상적으로는 덜 민주적인 국가들이 벼랑 끝 전술을 쓸 때 영국과 유럽이 팀을 이뤄서 반대할 때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영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영국이 보복 차원에서 대유럽 수출을 차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외국 기업의 생산시설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는 장기적으로 해가 된다는 것이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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