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세아이 엄마도, 15살 고교생도…미얀마 쿠데타 늘어나는 희생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권단체 "235명 숨져…실제는 훨씬 더 많을 듯"

"총 맞고 무릎 꿇고 빌었지만 다음날 주검으로"

"15살 소년 가장 어린 사망자 중 한 명"

연합뉴스


총에 맞은 뒤 군경에 끌려가 하루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말라 윈(맨 오른쪽)과 그의 가족. [미얀마 나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세 아이의 엄마도, 15세 고교생도…'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미얀마 군경의 총탄과 폭력에 연일 안타까운 희생이 커지고 있다.

21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북부 마그웨 지역 빠꼬꾸구에 사는 말라 윈은 지난 19일 밤 집 밖으로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군경이 심야에도 동네로 들어와 총을 쏘며 시위대 체포에 나서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려고 나왔다가 바로 집 앞에서 총탄에 허벅지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결국 도망가지도 못한 채 군경에게 체포됐고 어디론가 끌려갔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웃은 '이라와디'에 "말라 윈이 무릎을 꿇은 채로 체포하지 말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다음 날 아침 그녀의 가족은 병원에서 시신을 거둬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한 이웃은 '미얀마 나우'에 "시신을 거뒀을 때 그녀는 여전히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면서 "그녀의 허벅지 뼈는 총에 맞아 으스러졌고, 얼굴에는 멍이 있었다"고 말했다.

군경에 끌려간 뒤 고문을 당한 흔적이라고 주민들은 보고 있다.

말라 윈은 남편과 함께 어린 자녀 세 명을 키우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연합뉴스

양곤에서 군경 총격으로 숨진 시위대 시신을 옮기는 모습. 2021.3.20
[이라와디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일에는 최대 도시 양곤에서 15세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이웃은 아웅 카웅 텟을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거의 모든 반(反) 쿠데타 거리 시위에 참여했던 매우 활동적인 소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주민들은 아웅 카웅 텟을 포함해 시위대가 오후 3시께 흩어지는 상황에서 군경이 체포 작전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이라와디에 "군경이 거의 10분간이나 실탄을 쏴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아웅 카웅 텟은 얼굴에 총을 맞았고, 이후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이라와디는 이 소년이 쿠데타 이후 군경의 폭력에 사망한 가장 어린 시위 참여자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한 미얀마 국민은 235명에 달한다.

다만 군경의 시신 유기 및 행방불명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AAPP는 보고 있다.

sout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