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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종교개혁'의 열망으로…손원영의 '내가 꿈꾸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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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교회상 100가지 제시…"새롭고 한국적인 '개벽교회' 상상"

'훼불사건' 대리사과·복구비 모금했다 교수직 파면 시련

연합뉴스

'내가 꿈꾸는 교회' 펴낸 손원영 씨
[저자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끝)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은 그 부패의 임계점에 이른 듯하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신학자 손원영은 신간 '내가 꿈꾸는 교회'(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서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이같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신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정통교회를 토양으로 한 이단과 사이비 종교가 그 어느 때보다 판을 치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130여 년 역사에서 과연 이 같은 위기가 있었느냐고 묻는다.

500년 전 루터가 중세 가톨릭교회에 저항하며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붙였듯, 그는 2017년 한국 교회에서 제2의 종교개혁을 바라며 하룻밤 사이 '내가 꿈꾸는 교회'라는 제목으로 100개의 항목을 써 내려 갔다.

두루뭉술했던 100가지 대안적 교회상은 지난 2년 반 동안 글로 구체화됐고 '내가 꿈꾸는 교회'는 이렇게 쓴 글을 한데 모은 것이다.

그는 새로운 교회 공동체의 의미를 잘 살려낸 말로 '개벽교회'를 제시했다.

개벽은 '동학'에서 새로움을 뜻하는 말이다. 제2의 종교개혁을 추구하는 새로운 교회, 진정한 한국적인 교회를 통해 새 하늘, 새 땅을 꿈꾸는 새 사람의 창발적인 교회라고 그는 설명한다.

연합뉴스



그가 개벽교회를 상상했던 2017년은 큰 시련이 찾아온 때이기도 하다.

2016년 1월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의 개운사 불당에 들어가 불상 등을 훼손한 일이 있었다.

서울기독대 교수였던 그는 SNS에 개신교계를 대신해 사과하고, 불당 복구를 위한 모금을 벌였는데 학교 측은 징계위를 열어 이듬해 2월 그를 파면했다. 대학이 속한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는 소송을 통해 파면 무효라는 판결을 받아냈으나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한 법회에 참석해 "예수님은 육바라밀(六波羅蜜·6가지 수행덕목)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한 발언을 대학 측이 문제 삼은 것이다.

교내에서 집요한 이단 시비가 일었고, 재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4월 20일이면 '해고 1천500일'을 맞는다.

'다시개벽' 편집위원인 조성환 원광대 연구원은 '내가 꿈꾸는 교회'의 발문에서 훼불사건의 대리사과가 인생을 뒤흔든 교수 파면까지 이어진 발단으로 그의 '미안한 마음'을 꼽았다.

"자기와 같은 종교를 믿는 신자가 다른 종교에 대해 저지른 무례함에 대한 미안함이다. 이 미안한 마음이 저자로 하여금 대리사과와 모금운동에 나서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교회의 목사로서,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자기의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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