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원 기자 = 14일 오후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7천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상승세가 본격화했다. 2021.3.1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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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동성이 점점 단기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시중에 풀린 통화량 중 당장 쓸 수 있는 돈인 M1(협의통화) 증가세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 역대급으로 풀린 단기부동자금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M2(광의통화) 대비 M1 비중은 36.6%로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비중은 2019년 10월(30.8%) 이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증가분에서의 비중은 더 크다. M1은 지난해 12월까지 182조1000억원 증가, M2 증가분(260조9000억원)의 69.7%를 차지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풀린 돈이 대부분 단기 유동성 자금으로 이동했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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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단기화…자산시장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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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은 당장 쓸 수 있는 돈이다.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을 말한다. M2는 여기에 정기 예·적금 등까지 포함한다. 최근 M2에서 M1이 차지하는 비중 추이는 시중 통화량이 현금성이 높은 자금 중에서도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고유동성 상품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렇게 늘어난 단기 자금이 자산시장 과열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부동산·주식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1월 중 금융상황지수(금융여건의 완화 또는 긴축 여부를 판단하는 지수)는 큰 폭의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9월보다 상당폭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구성도 주식 등 단기 위주로 변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말 자금순환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4325조2000억원이었다. 이중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852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19.7%를 차지했다.
여기에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마저 단기화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조이기가 본격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에는 만기가 짧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급증했다. 통상 연초에는 대출이 줄기 마련이지만 올 1월에는 비트코인과 주식 등 투자 대란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048건에서 지난 1월 7일 약 2배인 1960건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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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개미들…고개 돌려보니 암호화폐·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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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미·중 고위급회담 등이 한꺼번에 위기감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널뛰기를 하자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보였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물가상승을 우려한 시장을 달래기 위해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짧았다. 18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75%까지 치솟았다. 지난 1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나스닥지수는 3% 넘게 빠졌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들이 주로 투자한 테슬라와 애플, 페이스북 등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달리 주식 외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고 봤다. 리츠가 대표적이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이나 자본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평균적으로 저금리 기조 속 예금금리보다 높은 5% 수준의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증시 급락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자 배당 수익을 받는 리츠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졌지만 최근엔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인해 부동산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는 주식과 채권같은 전통적인 자산의 실질수익률이 하락하는 반면 원자재와 같은 실물 자산이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실물자산 노출도가 높은 원자재 생산기업 ETF(상장지수펀드), 글로벌 리츠와 인프라 ETF 등도 추천 대상"이라고 했다.
한대훈 SK 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노보그라츠가 설립한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과 NYDIG의 펀드에 투자할 길을 열어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글로벌 굴지의 금융회사가 고객들에게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방안을 마련해줬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이후 금융기관들의 시장진출 등으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비트코인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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