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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도심엔 총소리뿐… 미얀마軍, 집에 있는 여고생까지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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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친구 집에 있다가 미얀마군의 저격으로 숨진 여고생. 이라와디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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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대낮에 집에 있는 여고생을 저격해 사망케 하는 등 유혈진압 강도가 심해지고 있다. 군부는 지난주 휴대전화용 인터넷을 차단, 외부와의 통신을 제한한 뒤 무자비한 진압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계엄령이 선포된 양곤의 6개구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 오르고, 총소리가 간헐적으로 울리며 참혹함을 짐작게 하고 있다. 군부는 양곤,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서 18일 인터넷 전체를 차단, ‘통신 두절 지역’을 만들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군부는 시위대를 향해 거침없이 무력을 행사 중이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7일 CNN에서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총 202명이 시위 중 사망했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121명이 지난 12일 이후 사망했다. 약 2400명이 구금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서의 사상자를 포함하면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지난 15일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지역의 한 마을에선 총성을 피해 친구 집으로 갔던 16세 소녀 마 티다 에가 군 저격수의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현지매체 이라와디가 이날 전했다. 함께 있던 친구도 손가락 총상을 입었다.

마 티다 에의 아버지 우 윈 차잉은 “마을로부터 300m 떨어진 언덕에서 저격수가 쏜 총탄에 딸이 두 차례나 맞았다”며 울었다. 이어 “딸의 시신을 집으로 운구하면 군이 (사인을 조작하려고) 시신을 탈취할까 봐 병원 근처에 묻었다”고 했다. 실제 미얀마 군경은 지난 5일 만달레이의 한 공동묘지에서 ‘다 잘될 거야’라고 영어로 쓴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나섰지만 경찰의 총격에 희생돼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 19세 치알 신을 부검하겠다며 시신을 도굴했다가 매장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날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건설업자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또 추가했다. 수치 국가고문은 이미 수출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이지만,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 혐의를 또 추가한 것이다. 수치 국가고문이 군부 반대시위의 동력이라는 판단에 군부의 압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악랄해지는 군부의 뒤에 중국이 있다는 의혹으로 미얀마 내 중국계 공장들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일부 중국 기업은 철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미얀마의 중국 국유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없지만 개별 기업 차원의 철수 논의는 있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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