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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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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바탕색 비밀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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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성보문화재연구원 지난해 대형불화 조사 보고서 발간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배채법으로 처리된 현존 유일 대형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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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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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오불회 괘불탱(국보 제296호)은 조선 인조 6년(1628) 화원 법형 비구가 그린 대형불화다. 야외에서 거행하는 불교 의식에 쓰려고 제작했다. 삼신불(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불)과 삼세불(석가불·약사불·아미타불), 존상(관음보살·지장보살·도솔천궁)을 절묘하게 배치해 불(佛)의 진리가 가진 영원성과 이를 통한 구원을 가리켰다.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의 제작 과정은 지난해 문화재청과 성보문화재연구원의 정밀조사로 자세히 드러날 수 있었다. 바탕색은 현재 전하는 괘불탱 가운데 유일하게 배채법으로 처리됐다. 종이 뒷면에 색을 칠해 은은한 느낌이 앞으로 배어 나오게 했다. 채색에는 금박과 금니는 물론 초(?)도 사용됐다. 초란 누에고치에서 뽑은 가는 실로 만든 평직 비단이다. 일반적인 전통 직물보다 폭을 넓게 짜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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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하부 회장-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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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8일 전했다. 과학적 분석과 채색 정보, 관련 유물 자료, 보존 현황 등이 기록된 대형불화는 모두 일곱 건.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을 비롯해 신원사 노사나불 괘불탱(국보 제299호), 칠장사 삼불회 괘불탱(보물 제1256호), 청룡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257호), 축서사 괘불탱(보물 제1379호), 오덕사 괘불탱(보물 제1339호),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보물 제2110호)이다.


문화재청 측은 "채색 재료 분석 데이터와 바탕 직물 조사 결과는 물론 목재 궤에 사용한 철물 장석 분석 결과를 새로이 담아 정밀조사의 연구 범위를 넓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실물과 대조해 재현한 전통 안료의 조색표도 수록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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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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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의 복식 문양 표현에서 고분법(목조 건물을 단청할 때 화면이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그리는 기법)이 사용된 것도 밝혀졌다. 장신구와 복식에서 안료에 가려져 있던 색상 표시 묵서 39자도 확인했다. 문화재청 측은 "여러 화원이 분업해 대형불화의 채색을 완성해 나간 방식을 짐작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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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고분법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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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불화 조사는 올해도 계속된다. 오는 22일부터 갑사 삼신불 괘불탱(국보 제298호), 금당사 괘불탱(보물 제1266호), 율곡사 괘불탱(보물 제1316호), 운흥사 괘불탱 및 궤(보물 제1317호), 용흥사 삼불회 괘불탱(보물 제1374호), 안국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267호), 흥천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 및 괘불함(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72호) 등의 비밀을 밝혀낼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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