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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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확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백신 물량부족에 시달리는 EU는 역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 금지를 거론하며 경고했다. 이에 영국은 EU가 비민주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BBC에 따르면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EU에 백신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률이 EU보다 높은 나라들에 대한 백신 수출 제한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관리들에게 EU 조약 122조의 발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 조항은 EU가 지식재산권과 특허를 포기하고, 백신의 역외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조항은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발동된 적이 없다. 그만큼 EU 내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코로나19 3차 파동을 겪고 있는 EU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더뎌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에선 회원국 인구의 8.1%만이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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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영국을 겨냥한 의도로 해석됐다. 영국은 EU산 백신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나라다. 지난 1월 이후 EU의 백신 총 수출량은 4100만회분인데, 이 중 1000만회분 이상이 영국으로 갔다. 백신 접종률도 EU보다 높다. 1차 백신을 맞은 인구의 비율이 37.8%에 달한다.
하지만 영국은 EU로 백신을 제대로 수출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상호주의에 어긋난다는 게 EU의 지적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생산이 불충분하고, EU에 잘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영국은 폰데어라이언 위원장의 '수출 금지' 경고에 비민주주의 국가들의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합법적으로 계약된 백신 수출량을 줄이거나 방해한 적이 없다"면서 EU가 별다른 근거도 없이 영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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