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대형불화 7건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보고서 발간
18일 문화재청이 성보문화재연구원과 공동 추진하는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의 2020년 조사 결과를 종합한 여섯 번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하는 괘불탱 중 칠장사 괘불탱이 유일하게 바탕색이 '배채법'으로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불화(괘불탱)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 수륙재 등 대규모 불교 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다. 보통 10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한 색채로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문화재이자 불교문화재의 백미로 평가받는다.
배채법은 종이나 비단 뒷면에 색을 칠해 은은한 느낌이 앞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화법으로 고려 시대 불화나, 조선 시대 초상화 등에 주로 사용돼 왔다.
보고서엔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이 바탕색이 '배채법'으로 처리하고 일부분이 금박과 금니로 채색됐다고 밝혔다. 또한 얇은 비단인 '초'(綃)를 일반적인 전통 직물의 폭보다 넓게 짜 제작해 그 위에 그림을 그린 것도 확인돼 17세기 불화 채색 기법과 직물 제직 기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초'는 누에고치에서 뽑은 정련되지 않은 실로 제직한 평조직의 비단 직물이다. 가는 실로 치밀하지 않게 제직해 명주와 달리 직물이 얇고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의 고분법 사례. 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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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을 비롯해 Δ신원사 노사나불 괘불탱(국보) Δ칠장사 삼불회 괘불탱(보물) Δ청룡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Δ축서사 괘불탱(보물) Δ오덕사 괘불탱(보물) Δ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보물) 등 총 7건의 대형불화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가 담겼다.
보물 제2110호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의 경우 복식 문양을 표현할 때 그간 17~18세기의 괘불탱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고분법'(高粉法)을 사용한 것을 밝혀냈다. 고분법은 주로 목조 건물을 단청할 때 화면이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그리는 방법으로 건축물의 단청과 벽화, 불화를 그리는 표현 기법 중 하나로 사용된다.
또한 장신구와 복식에서 안료에 가려져 있던 색상 표시 묵서 39자를 확인해 여러 화원이 분업해 대형불화의 채색을 완성해 나간 방식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올해는 국보인 갑사 삼신불 괘불탱과 보물, 서울시 유형문화재 등 7건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는 문화재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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