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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벌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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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벌의 사생활 = 소어 핸슨 지음. 하윤숙 옮김.

보존생물학자인 저자가 화석 기록과 호박(琥珀) 속에 갇힌 벌을 찾아 1억5천만 년 전에 일어난 벌의 진화를 추적하고, 벌 둥지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벌을 치는 농부와 벌을 연구하는 과학자 등을 만나면서 보고 들은 내용을 토대로 벌의 자연사를 정리했다.

책은 육식하던 말벌이 꽃가루를 먹는 채식주의자가 되는 과정을 살핀다. 이를 "거대한 전환의 시작"이라고 표현한다. 말벌의 생존 전략은 파리, 진딧물, 나비, 거미 등을 침으로 죽인 다음 둥지로 가져와 먹는 것이었는데 꽃이 제공하는 자양분으로 식생활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식량 자원을 찾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꽃의 화사한 색깔과 달콤한 향기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도 분석한다. 침엽수와 양치 종자식물, 소철류들이 지배하던 식물군이 다양한 색깔의 꽃식물로 진화한 것은 꽃가루받이하는 벌의 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많은 열량을 소비하는 기관인 뇌의 용량이 진화 과정에서 많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벌꿀의 영향이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저자는 "벌꿀은 두뇌 기능을 향상하는 영양 음식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라며 "벌을 뒤쫓는 법을 익힘으로써 점차 커지는 두뇌를 보강하고 영양학적으로 다른 종을 능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한다.

에이도스. 401쪽. 2만원.

연합뉴스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 이어령 지음.

'우리 시대의 지성'이자 '한국 최고의 석학'으로 불리는 이어령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이 암으로 투병하다가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글을 모아 2015년 펴낸 책의 개정판이다. 딸의 9주기를 맞아 지난 15일 출간했다.

암 투병 중인 저자는 개정판을 펴내면서 딸을 생각하며 새로 쓴 서문을 싣고, 초판에서 한 부를 차지했던 시들을 빼는 대신 삽화가의 그림을 추가해 1부와 2부 모두 편지글로만 묶었다. 개정판에서 빠진 시들은 이 이사장이 새로 쓴 시들과 함께 올해 11월께 출간될 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에 담긴다.

저자는 서문에서 "너를 떠나보낸 그 책이 새롭게 거듭났으니 이제 마음 놓고 울어도 된다. 그 눈물과 울음소리는 슬픔이 아니라 황량한 불모의 땅을 적시는 비요 겨울이 가고 꽃 피는 봄을 노래하는 새소리가 됐다"고 말한다.

열림원. 332쪽. 1만7천원.

연합뉴스



▲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 모종린 지음.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역설적으로 오프라인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키웠다며,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콘텐츠는 무엇이고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지에 관한 생각을 담았다. '골목길 자본론'과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에 이은 저자의 '로컬 비즈니스 3부작' 완결판 성격을 지닌 책이다.

책은 사람들을 특정한 공간에 머물게 하는 힘은 물건이 아니라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주장한다. 지역, 제품 및 개인의 가치관, 공간에서 형성되는 커뮤니티의 특징 등 모든 것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역만의 특색있는 로컬 자원과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콘텐츠가 비즈니스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과 콘텐츠에 대한 이해 없이 네이밍이나 공간 디자인에만 치중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인다.

알키. 396쪽. 1만9천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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