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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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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성과급 불만 안다…올해 꼭 보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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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6일 오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맨 오른쪽)이 직원 2명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직원 2명은 다른 직원들이 사전에 제출한 질문 중 호응도가 높았던 질문을 선별해 정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대화는 사내 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송출됐다.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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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앞에선 자존심이 없다. 고객을 위해 잘하려는 직원이나 임원들에겐 뭐든지 해 주고 싶다. 고객이 없으면 우리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내 직원들과 격의 없이 만나 얘기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했다. 정 회장은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 75분간 각각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소속인 책임급 직원 2명과 서울 양재동 본사 도서관에서 마주 앉았다. 이 대화는 생방송으로 현대차그룹 사내 TV와 온라인을 통해 직원만 볼 수 있게끔 송출됐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이던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을 처음 열었다. 당시엔 그가 양재 사옥 강당에서 직원 1200여 명을 직접 만났지만 이번엔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직원 2명이 다른 직원들에게 받은 사전 질문을 정 회장에게 묻는 형식으로 펼쳐졌다.

지난 4~8일 닷새간 총 7555명이 공통 사전 질문 51개를 쏟아냈으며 이 가운데 온라인으로 '좋아요' 클릭을 70개 이상 받은 11개가 정 회장에게 전달됐다.

직원들은 전기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수소 등 그룹 핵심 사업에 대한 것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된 성과급 문제나 사내 수평적 소통 문화, 재택근무 등에 대한 질문도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정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자로서 겪은 가장 큰 고민에 대해 유동성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에 협력사나 딜러 가운데 문을 닫는 곳도 있었다"며 "우리도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협력사에 투입하는 등 투자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미래 사업 가운데 로보틱스와 UAM에 대해 "앞으로는 휴대폰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저마다 로보틱스를 항상 데리고 다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며 "한국엔 섬이 많은 만큼 2026년부터 우리가 물류용 UAM을 양산하면 도서 지역에 필요한 의약품 등을 빠르게 운송하고, 이들 물건을 내리고 배달하는 업무는 로보틱스가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기술 구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운전자가 목적지만 설정하면 되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인증받았다"며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시기는 2023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 소통과 직원 복지에 대한 정 회장 답변은 더욱 거침없었다. 그중에서도 성과급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정 회장은 "성과급에 대한 직원 불만을 잘 알고 있다"며 "직원들의 박탈감이나 실망감 등을 충분히 이해하며 올해는 수익성 개선 정도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스튜디오에 마주 앉은 현대차 사원은 "시원한 답변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사내 소통에 대해 전쟁을 예로 들었다. 정 회장은 "위계가 엄격한 군대에서도 평소 수평적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실제 전투 현장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그러한 소통은 서로가 서로의 말을 많이 듣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이후 계속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세상은 바뀌었고 그 변화를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각 팀과 부서가 상황에 맞게 재택근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룹 사업의 목표를 결국 '고객'이라고 점찍었다. 그는 이날 마무리 발언으로 이 부분을 언급하며 가장 긴 15분가량의 답변 시간을 썼다.

정 회장은 "올해 고 정주영 창업주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되는 해인데, 그분도 결국 '신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다"며 "정몽구 명예회장이 강조한 것도 품질인데, 이 역시 신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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