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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7000만원을 돌파하면서 장밋빛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오전 5시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7000만원을 넘어서며, 지난 12일에 기록한 전고점(약 6600만원)을 깼다. 장 중 한때 710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널뛰기를 반복하며 100% 이상 올랐다. 지난해 말 2000만원 중반대에 불과했던 지난달에는 20여일 만에 70% 가까이 폭등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발언에 폭락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처럼 가격이 치솟는 건 얼마 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통과시킨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과 관련이 있다. 이번 부양책에 인당 1400달러(한화 약 160만원) 보조금 지급안이 포함된 가운데, 이 보조금이 비트코인,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경기부양책이 시행됐을 당시에도 지급된 보조금이 실물이 아닌 투자 자금으로 쓰이면서 비트코인, 게임스탑 급등을 비롯해 미국 중소형주, 신흥국 증시 강세로 이어졌다. 이번 보조금은 당시(600달러)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미 국채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국내외 증시에서 기술주를 비롯한 성장주가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이와 무관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빅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의 수요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다는 논리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13일(현지 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는 가상화폐에 15억달러를 투자했고, 마스터카드는 일부 가상화폐를 가맹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내놨다"고 전했다.
금융사들도 하나 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세계 최초로 승인됐고, 실물형 ETF가 인기를 얻고 있다. 머지않아 세 번째 ETF도 출시될 예정이다. ETF 효과로 캐나다로 유입된 비트코인은 1만2000개를 넘어섰다.
한대훈 SK증권(001510)연구원은 "작년 5월 3일 기준으로 300만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현재 240만개 수준까지 줄었다"며 "테크기업, 금융기관 중 누군가가 구매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제도권, 자산군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올해 안에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 초 투자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이 금(金)을 대체할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가격은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목표가로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의 우려도 여전하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지닌 잠재력이 큰 것은 분명하지만, 가격이 순식간에 꺼질 위험을 경고한다. 가격이 오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높은 변동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존 자산을 대체할 투자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시각 비트코인은 6500만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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