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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피로 물드는 미얀마…군부 계엄령속 이틀간 8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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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공장 방화·유혈 희생 증가…미얀마 갈수록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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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히는 시민들 미얀마 양곤에서 14일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총탄에 맞아 쓰러진 한 남성의 곁을 지키고 있던 여성이 군경에 의해 끌려 가고 있다(위 사진). 이후 군경이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그 남성을 질질 끌고 가고 있다(아래). 이 모습을 몰래 촬영한 한 시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렸다. 양곤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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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 확산에 연방의회 대표들 “군대 창설”
군 진압에 이틀간 80여명 사망

미얀마 사태가 갈수록 혼돈에 빠지고 있다.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에 하루 동안 최소 75명의 시민이 숨지자 쿠데타 저항 세력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연합해 군대를 만들기로 하는 등 시민들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섰던 미얀마 시민 최소 6명이 군부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소녀와 소년 각각 한 명이 머리와 얼굴에 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군부는 지난 14일 미얀마 제1도시 양곤 흘라잉타야,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특히 중국 소유 공장 32곳이 공격받고 일부 공장에서 대규모 방화가 일어나자 군은 보복 차원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양곤에서만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129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보도했다. 만달레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 사망자는 75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 지역병원에는 34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은 실제 사상자 수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한 달 보름 만에 누적 사망자는 16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주도하는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는 15일 쿠데타 세력의 무차별 탄압에 맞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소수민족과 함께 ‘연방 연합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소유 공장 방화 빌미로
군부, 보복 차원 22명 학살
양곤 밀집지역 5인 집합 금지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오후 양곤에 있는 중국계 공장 32곳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이들이 공장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내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직원 2명이 부상하고, 2억4000만위안(약 42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부 쿠데타를 관망하던 모습을 보이던 중국은 자국 기업이 공격을 받자 발끈하고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미얀마의 경제·무역 협력은 상호번영과 상생의 원칙에 기반하고, 미얀마 경제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는 미얀마와 미얀마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장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사람들은 중국과 미얀마의 공동의 적으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시민 사이에서 군부를 옹호하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셜미디어에는 군부가 방화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부가 방화 사건을 빌미로 시위대를 더 폭력적으로 진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서에 불을 지르려 해서 총격을 가했다면서 유혈진압을 정당화했다고 가디언이 국영매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현지 언론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15일 오전부터 휴대전화 인터넷도 끊겼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업체인 넷블록스는 트위터를 통해 “모바일 네트워크가 미얀마 전국적으로 차단됐다”고 밝혔다.

현재 인터넷 전용선만 겨우 작동되고 있지만, 이 역시 언제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군정의 휴대전화 인터넷 차단 조치는 유혈진압과 각종 폭력을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이를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해 휴대전화상에서 각종 SNS에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올린 동영상은 미얀마의 현 상황을 국제사회에 가장 잘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NLD·소수민족 무장세력
연합 나서며 시위도 격화

군부의 진압이 폭력적일수록 쿠데타 반대 시민들의 시위도 격화하고 있다. 아웅산 수지 고문을 지지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과 소수민족 무장세력도 군부에 맞서 연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NLD가 주도해 만든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의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지난 13일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소수민족과 연합하는 연방 민주주의를 천명했다.

CRPH는 15일 오후 성명을 내고 ‘연방 연합군’을 창설해 군부의 공격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프로세스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CRPH는 각 지역별 보안군을 결성해 조직적으로 군부의 유혈진압에 저항해달라고 요청했다. CRPH가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표들을 만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 11일 북부 카친주의 소수민족 카친족의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미얀마 부대를 습격했고, 군부는 다음날 전투기를 동원해 반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도 쿠데타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유진·김윤나영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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