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 산업지대 계엄령...하루 사망자 50여명
한국 교민들, 방화 피해 막기 위해 태극기 내걸어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라잉타야 지역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부상한 주민이 동료 시위대원들에 의해 안전한 장소로 옮겨지고 있다. 양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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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정에 대한 항의 시위가 계속되는 미얀마에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교민들도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천기홍 미얀마 양곤대 세종학당 교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흘라잉타야 지역은 우리 교민분들이 공장 운영을 많이 하는 곳"이라며 "시위대가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할 경우 중국 공장에 방화를 하겠다고 경고했고, 실제 화재가 발생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흘라잉타야 지역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산업지대다. 군부는 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 사실상 대량 살상을 눈감아 주고 있다.
현지인들이 중국 공장에 방화를 예고한 것은 군부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인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큰 탓이다. 실제 양곤의 흘라잉타야 중국인 공장에 방화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들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이 소유한 공장들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하자 교민들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으로 잘못 알려져 혹시 피해를 입을까봐 태극기를 걸고 있는 것이다.
천 교수는 "밤새 피해가 발생할까봐 걱정을 하셔서 어떻게 할지 문의가 많이 들어왔고, 태극기를 게양하고 담장 벽면에 '코리아 팩토리'라고 표기를 하자고 제안했다"면서 "현지인으로 구성된 코리아 서포터즈가 운영되고 있고, 가급적이면 공동 대응을 하도록 자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우호적인 반응을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독자 제재를 하기로 결정한 소식이) 많이 알려져서 시민들이 고무돼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전파돼 많은 위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외교부 차원에서 공동 대응을 해 주실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4일 하루 동안 50명 사망자 나와"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촛불집회가 열려 한 시위 참가자가 군중 앞에서 주먹을 들고 있다. 양곤=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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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제 계속 사망자가 증가해 밤 늦게까지 50여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면서 "상황이 많이 안 좋다"고 강조했다.
이는 1일 군 쿠데타 발발에 따른 비무장 시민 불복종 운동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일일 사망자 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최소 38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주말 동안 이번 시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타났다"면서 "유혈 사태가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었는데 실제로 밤 10시 30분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했고, 무력을 동원해 지역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이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이 새벽 1시 이후로 끊겨 그 이후 상황이 전혀 파악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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