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쿠데타 배후?…미얀마 반중시위·불매운동 봇물

중국정부 미얀마 군부 쿠데타 내정이라며 묵인

왕이 쿠데타 전 미얀마 방문해 군부 최고사령관 면담도

중국 의복공장 화재, 현지 주민 방화 가능성 거론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시위 현장 (이미지출처=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 기자]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연일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누적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반중(反中)감정이 격화하고 있다.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 정부가 이번 쿠데타를 관망하며 심지어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전날 발생한 흘라잉타야의 의복공장 화재와 관련해 정부 당국에 폭력행위 엄단 및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 대사관 페이스북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그 중 절반가량인 2만9000여개에는 중국 정부를 비웃는 듯한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이 달려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위를 이끄는 활동가인 에이 틴자 마웅은 페이스북에 “당신들이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면 미얀마 시민들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힘내라, 흘라잉타야. 우리는 당신들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이 와중에 글로벌 타임스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방화가 반중 세력이나 홍콩 분리주의자 등의 영향을 받은 현지 주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가해자 색출과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14일 오후 최대도시 양곤의 흘라잉타야 산업단지에 위치한 의복 공장 2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이로 인해 중국이 투자한 공장 여러 곳이 불에 타고, 중국인 직원들도 다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대사관 측은 방화 피해를 본 공장은 대부분 섬유 관련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쿠데타를 적극 비판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공식적으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내정’(internal affair)이라고 간주하며 눈감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왕이 중국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이 지난 1월 쿠데타 발생 전 쿠데타를 주도한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별도로 면담하고,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이 미얀마 쿠데타 규탄 성명에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반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얀마 현지에서는 ‘중국 배후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미얀마에선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 앞에서 군부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라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이 진행되는 등 반중(反中)감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