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미얀마 양곤에서 반(反)쿠데타 시위대가 방패 뒤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지난달 1일 발생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군경의 폭력적인 강경진압이 이어졌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제공=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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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국민들의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가 또 다시 최악의 유혈 사태를 맞이했다. 최대도시 양곤 외곽에서는 중국인 소유의 공장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들에 의해 방화와 약탈을 겪었고, 군부가 이를 빌미로 강경진압에 나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중국도 ‘경고’에 나섰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방화와 약탈은 중국의 개입을 유도하려는 군부의 음모”라고 입을 모았다.
15일 로이터통신·미얀마나우 등 주요 외신과 현지매체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에서는 군경이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39명이 사망했다. 일부 양곤 시민들은 “양곤에서만 42명이 숨졌다. 알려지지 않은 사망자들이 훨씬 많다”고 주장하며 분노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벌어진 유혈사태에 대해 “38명 이상 숨진 지난 3일과 비교될 만큼 최대 규모의 유혈사태”라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최대 도시인 양곤으로, 흘라잉타야·쉐삐따 등 일부 지역에는 계엄령까지 선포됐다.
특히 흘라잉타야에서는 중국인 소유의 공장들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방화와 약탈을 겪었다. 육군이 운영하는 마야와디TV는 4개의 의류·비료 공장이 불에 탔고 이후 보안군이 행동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장 방화를 빌미로 군정이 시위대 탄압에 나섰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현지 언론을 인용해 “흘라잉타야 공단쪽에서 연기가 솟아오르자 군경이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흘라잉타야의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신원을 알 수 없는 가해자들에 의한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근무 중인 중국인이 다쳤다며 미얀마 당국에 “미얀마 내 중국 기업 및 인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번 방화는 반중 세력이나 홍콩 분리주의자 등의 영향을 받은 현지 주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매체는 사설을 통해 “이번 사건은 중국 공장을 미얀마 사태의 인질로 삼는 심각한 범죄“라며 ”중국을 악의적으로 모독하고 중국 공장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사람들은 중국과 미얀마의 공동의 적으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위 참가자들은 공장 방화·약탈에 대해 “중국의 개입을 유도하고 시위대를 탄압하려는 군부의 음모”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양곤에서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대학생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현지 시위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반중감정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설령 우리가 폭력을 사용하더라도 중국 공장에 불을 지르는 것이 아닌 아닌 당장 군경에 맞서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먼저 쓰지 않겠나”라며 “시위 참가자들은 모두 비폭력이란 원칙으로 맞서고 있다. 흘라잉타야에서 군부쪽 사람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불을 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루탄에 대비하기 위해 소화기를 들고 다니던 시위 참가자들이 오히려 불을 껐다. 불을 지른 것은 군부, 불을 끈 것은 시민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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