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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38명 사망 ‘또 피의 일요일’…누적 12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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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공장 피해 입자 “보호” 요구

미얀마 군부, 화답하듯 ‘계엄령’ 선포


한겨레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한 시민이 방패로 몸을 가린 채 거리에 쓰러진 시민을 끌어 당기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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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휴일인 14일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38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초 시위가 시작된 이래 누적 사망자 수가 120명을 넘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경의 발포로 이날 하루 미얀마에서 시위 참가자 중 최소 38명이 살해돼, 누적 사망자가 126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태까지 최다였던 지난 3일 38명이 숨진 것과 비슷한 규모다.

이날 사망자 중 22명은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산업지대 흘라잉타야에서 나왔다. 시민들은 양곤 곳곳에서 군경의 진압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고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채 시위를 벌였다.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하게 최루탄과 실탄을 쏘면서 진압했다.

흘라잉타야에는 중국 공장들이 몰려 있다. 일부 중국인들이 다치고 중국계 공장 32곳이 공격을 받아 총 420억원 상당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이날 중국계 자본이 투입된 의류 공장과 대만이 투자한 신발 공장 등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편을 들면서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미얀마 군부 제재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중국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쪽은 이에 자국민 보호를 요구했고, 미얀마 군부는 이에 화답하듯 관련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미얀마 내 중국 기업과 직원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늦은 오후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쉐삐타 등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악의적으로 중국을 모독하고 중국 공장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자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미얀마 특사는 이날 사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부르게너 특사는 성명을 통해 “지역 내 행위자들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 그리고 그들의 민주적 열망과 연대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의료진까지 겨냥한 지속적인 잔혹 행위와 공공시설 파괴는 평화와 안전에 대한 전망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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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전날 군부의 총격으로 사망한 한 시민의 가족들이 주검을 바라보면서 울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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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민간 정치인들이 대안정부 수립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구했다. 반군부 ‘혁명’을 표방하는 임시정부 성격의 이 대안정부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미얀마 사태 해결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안정부의 부통령 직무대행인 만 윈 카잉 탄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진 첫 대중연설에서, 군사정권을 타도하는 ‘혁명’을 수행하겠다며,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에 대한 국내외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이 나라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자 새벽이 다가온 순간”이라며 군부독재를 타도하고 연방 민주주의를 구현하자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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