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마 경찰 앞에 무릎 꿇고 강경진압 만류하는 수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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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미얀마 군부에 맞서는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든 무장 경찰을 향해 "정녕 쏘겠다면 나를 대신 쏴라"라며 무릎을 꿇었던 수녀가 인터뷰에서 "그 자리에서 기꺼이 죽으려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13일 외신은 미얀마 북부 미치나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원 소속인 안 누 따웅(45)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안 수녀는 "어릴 때 군부가 이웃을 죽이는 것을 봤다"며 "그래서 군복을 입은 사람만 봐도 두렵다. 당시 경찰과 보안군에 쫓기던 시위대가 성당으로 피신한 상태였다. 그들을 지키려면 내가 성당에 머물러야만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들이 나를 쏘면 기꺼이 죽으려고 했다. 내 눈앞에 있는 죄 없는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가만 지켜볼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안 수녀는 미얀마의 현재 상황을 전쟁에 비유했다. 그녀는 "머리에 총을 맞은 남성이 바로 옆에서 쓰러지는 걸 본 적 있다. 우리는 살려고 도망쳤고, 경찰은 계속 총탄을 쐈다"라며 "경찰은 시민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문민정부 하에서 지난 5년은 정말 행복했으나, 이제 사람들은 언제 붙잡혀갈지, 언제 죽을지 몰라 낮이고 밤이고 두려움에 떤다"라고 전했다.
"차라리 나를 쏘세요" 무릎꿇은 수녀…무장경찰도 멈췄다 (CG)[연합뉴스TV 제공]/ 사진 = 연합뉴스 |
앞서 안 수녀는 지난달 도로 한복판에서 무릎을 꿇고 무장 경찰들에게 맞서며 "정녕 쏘겠다면 나를 대신 쏴라"라고 애원하는 사진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이 있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와 이에 대응하는 군부의 유혈진압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최소 70명의 시민이 살해됐고 2,000명 넘게 불법 구금됐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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