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머지않았다”…미얀마 문민정부, 反쿠데타 혁명 추진

만 윙 카잉 딴 부통령 대행, 페이스북서 연설

민족 무장단체와 손잡고 연방 민주주의 도모

군부, 수치 징역형 등으로 장기 집권 포석깔기

13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진행된 반(反)쿠데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저하의 상징인 세 손가락의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별도의 문민정부를 이끌고 있는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페이스북 연설에서 "여명이 머지않았다"며 혁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응해 세워진 문민정부 대표가 군부 통치에 맞서 혁명을 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군부가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끊임없이 폭력 대응을 일삼으며 동시에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깔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문민정부는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행정 정상화를 위한 임시팀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현지시간)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에 의해 임명된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이날 페이스북 연설에서 “지금은 이 나라에 있어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CRPH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을 지지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려고 구성된 임시정부다. 이들은 쿠데타 이후 문민정부 내각이 사실상 마비되자 별도로 장관 대행을 임명하는 등 합법 인민정부 인정을 추진하고 있다.

만 윙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구금 중인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대신한 별도 문민정부의 지도자로, 현재 알려지지 않은 곳에 몸을 숨기고 있다. CRPH는 최근 미얀마 여러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민족 무장단체와 만나면서 연방 민주주의 실현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딴 부통령 대행은 이날 연설에서 군부에 무장단체들이 군부에 강력한 위험이 될 것이며, 이들과 협력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탄 부통령 대행은 “수십 년 동안 독재정권으로부터 수 없는 탄압을 받아 온 모든 민족 형제가 진정으로 원했던 연방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이변 혁명은 우리가 힘을 모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진행된 야간 촛불집회의 모습. 참가자들이 든 LED 조명들이 길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이날 별도의 문민정부를 이끌고 있는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페이스북 연설에서 "여명이 머지 않았다"며 군부에 대항한 혁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AP]

더불어 그는 CRPH는 국민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하고, 임시국민행정팀을 구성해 공공행정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딴 부통령 대행은 이날 별도 문민정부가 추진하는 혁명이 군부 통치를 어떻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내놓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밝힌 ‘혁명’이 실제 문민정부의 귀환이 될지 아니면 시도에 그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정치매체 더 힐은 “정권에 대한 어떤 형태의 반대도 강경하게 단속하고 있는 군부의 철권통치에 맞서 무장단체들이 연합한다고 하더라도, 그 단체들이 얼마나 큰 위협을 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군부는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시위와 총파업 등 국민들의 반쿠데타 움직임에 여전히 무차별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도 군경의 총격 등으로 쿠데타 규탄을 위해 나선 시위대 12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장악을 위한 야욕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군부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치 고문에게 기존 4개 혐의에 더해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수치 고문은 최장 24년형을 받게 될 수 있으며, 만약 가장 무거운 형이 선고된다면 고령인 그의 정계 복귀는 장담할 수없게 된다.

총선을 다시 치르게 될 경우 NLD가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선거 제도 개편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비례대표제를 도입, 군부 지지 정당들의 원내 진출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군부의 계획으로 최근 군부가 지명한 선관위는 최근 비례대표제로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는 정당들의 만남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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