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잠무의 모스크 밖에 모여있는 로힝야족. [EPA=연합뉴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쿠데타를 피해 국경 넘어 자국으로 피신해 온 미얀마인 중 일부를 송환했다고 AFP통신과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인도 동북부 정부 군조직인 '아삼 라이플'은 최근 미얀마에서 넘어온 136명 가운데 8명을 되돌려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달 초 미얀마 경찰 8명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지시를 따를 수 없다며 가족 등과 함께 인접한 인도 미조람주로 도망쳤다.
최근 인도로 피신한 이들의 수는 애초 수십 명 수준이었지만 월경이 늘어나면서 136명으로 불어났다.
현지 마을 촌장인 람리아나는 미얀마인 85명 이상이 추가로 국경을 넘어오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얀마 군부는 인도 당국에 월경한 경찰 8명의 송환을 요구한 상태다.
아삼 라이플은 이번에 송환한 8명이 이들 경찰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인도 뉴델리에서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에 대해 항의하는 미얀마인 시위대. [로이터=연합뉴스] |
인도는 추가 월경을 막기 위해 국경 순찰도 강화하고 나섰다.
동시에 수년 전 미얀마에서 인도로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 추방 작업도 시작했다.
이슬람계인 로힝야족 수만 명은 2017년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인도로 넘어왔다.
당시 난민 대부분은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피신했지만, 일부는 인도로 와서 북부 잠무·카슈미르와 남부 하이데라바드 등에 정착했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됐다는 것이다.
이에 인권단체는 미얀마 난민이 본국으로 돌려보내지면 박해를 받을 수 있다며 송환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인권운동가 수하스 차크마는 "인도로 들어온 이들은 인도 헌법에 보장된 생존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도는 미국 등 서구와 달리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다. 미얀마, 남아시아 등으로 확대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최근 주변국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60여명이 군경 발포 등으로 숨졌다. 군부에 체포된 이의 수도 거의 2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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