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왕실문화도감 '무구' 발간
소포 |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은 왕실문화도감 제5책 '무구'(武具)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유물의 다양한 삽화와 시각자료를 함께 수록한 책으로 '군사'를 주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간하는 사전식 도감이다.
발간물에는 조선 시대 무기와 군사 복식을 성격별로 궁시, 화포, 도검, 창, 타살무기, 복식 총 6장으로 분류해 134점의 무구 삽화를 실었다.
궁시(弓矢)는 우리나라의 대표 전통 무기인 활과 화살로, 실전용은 물론 의례용이나 신분을 나타내기 위한 화살 관련 도구를 함께 수록했다.
화포는 화약의 폭발력을 이용해 철환이나 화살을 발사하는 무기다. 우리나라의 각종 화포와 조총, 불랑기(서양식 화포) 등 다른 나라에서 도입한 화포까지 함께 담았다.
도검은 조선 시대에 널리 쓰인 환도(環刀)류부터 사인검(四寅劍)처럼 상징적인 칼까지 정리했고, 창은 당파(钂鈀,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지고 자루가 긴 창), 요구창(撩鉤槍, 갈고리 모양의 날을 덧붙인 창) 등 다양한 형태를 수록했다.
조선 후기 보병이 입은 갑옷인 면피갑 |
타살무기는 무게와 휘두르는 힘으로 적을 타격하는 것으로, 마상편곤(馬上鞭棍, 긴 몽둥이에 짧은 몽둥이를 고리로 연결한 무기) 등 실전용 무기와 금속 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해 의례 시 사용한 무구를 담았고, 복식으로는 갑옷과 투구, 군복과 군사 관련 복식인 융복(戎服) 등을 실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세부 문양, 무기 사용법, 다양한 구조 등을 세밀한 그림으로 구현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특히 전통 활의 사용법, 화포의 세부 구조, 갑옷의 내부 구조, 의장용 무기들의 세밀한 문양들을 삽화로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구와 관련된 각종 병서와 의궤, 조선왕조실록 등 고문헌의 도설(그림을 곁들여 설명한 것)과 회화자료의 고화질 이미지를 함께 수록했다.
불랑기포 유리건판 |
특히, 책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무구가 찍힌 유리건판 자료 44점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일제강점기에 이왕가박물관 소장 유물을 촬영한 것으로 당시 유물의 상태나 현재 남아 있지 않은 재료와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고궁박물관은 "화포 가장 뒷부분의 움푹 들어간 부분인 모병(冒柄)에 자루가 꽂혀있는 모습이 남아있는 불랑기포(조선시대 제작된 서양식 청동제 화포) 유리건판은 매우 희귀한 자료"라고 밝혔다.
입사 장식의 전서체가 확인된 의장용 철퇴 |
한편, 의장용 철퇴 돌기에 대한 내시경과 적외선 카메라와 엑스레이 촬영 등 과학적 조사 과정에서는 입사(入絲, 금속을 파낸 뒤 다른 색상의 금속을 넣는 것)로 장식된 전서체 글씨가 확인됐다.
고궁박물관은 "철퇴 돌기는 총 8면으로 면마다 6자씩 은입사로 전서체가 장식돼 있는데, 확인이 가능했던 '海君得力士'(해군득역사, 해군이 역사를 얻었다), '祖龍東遊'(조룡동유, 조룡(진시황)이 동쪽으로 순행했다)' 등의 구절은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유후열전'(留侯列傳)의 기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왕실문화도감 '무구' |
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 문화에 대해 일반인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간 '조선왕실 복식(2012)', '궁중악무(2014)', '국가제례(2016)', '의장(2018)'을 발간해왔다.
고궁박물관은 교육, 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발간한 왕실문화도감 전권에 수록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 삽화의 원본 파일과 사진·그림 파일을 오는 7월 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 공개할 예정이다.
왕실문화도감 '무구'는 국공립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배포되며, 고궁박물관과 문화재청(www.cha.go.kr) 누리집에서도 볼 수 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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