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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 가운데 20%를 생산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는 EU의 기술 청사진을 담은 '디지털컴퍼스' 계획 초안을 입수해 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 계획은 다음주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할 예정이며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EU는 유럽 내에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파운드리 회사를 세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TSMC나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리더가 만드는 5nm 반도체보다 기술적으로 더 진보한 2nm 반도체를 생산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문서는 "기술 분야에서 심각한 해외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EU는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고 유럽의 이익을 보다 확실히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계획은 폭스바겐 등 유럽 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시점과 맞물렸다. 반도체 공급난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핵심 기술을 해외에 의존할 때 생기는 위험이 부각됐다.
유럽은 한때 반도체 공장 허브였지만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등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TSMC 같은 해외 파운드리에 제조를 위탁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역내 반도체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 가운데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8.5% 불과하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한편 EU의 '디지털컴퍼스' 계획은 향후 10년 EU의 기술 청사진을 그린다.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내용뿐 아니라 기후중립시설 1만개를 설치해 기업이 데이터 서비스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2025년까지 첨단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2030년까지 유럽 인구 밀집지역에 5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도 담겼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기술 스타트업) 수도 10년 동안 두 배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목표 달성 방법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EU는 목표 달성도를 점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EU 집행위는 진전 정도를 자세히 기술한 연간 보고서를 낸다는 방침이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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