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얀마 북부 카렌주의 미치나시에서 군경 앞에 무릎을 꿇고 총을 쏘지 말아달라며 애원하는 안 누 따웅 수녀의 모습./사진=SNS 캡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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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 북부 카친주(州)의 미치나시의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원 소속 안 누 따웅 수녀(로즈 수녀)는 8일 또 경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군경의 총격으로 반(反) 쿠데타 시위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해 ‘피의 일요일’로 불렸던 지난달 28일 경찰 병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시위대를 향한 총격을 멈출 것을 호소했던 수녀다.
로이터통신은 8일 미치나시에서 반 쿠데타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 2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2명의 사망자 외에도 여러 명이 부상했다.
이날 미치나시에서 군부의 진압에 또 시민들이 다칠지 모른다는 걱정에 안 누 따웅 수녀는 경찰 앞에 다시 무릎을 꿇고 폭력을 사용하지 말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 날은 일부 경찰이 함께 무릎을 꿇고 합장해 고개를 숙이며 수녀의 말을 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9살 소녀 치알 신(에인절)이 목숨을 잃고, 로즈 수녀가 무릎을 꿇었지만 미얀마 군부의 탄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군경 차량이 시위에 참여한 시민이 탄 오토바이를 그대로 밀고 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군경은 심야시간을 틈타 아웅 산 수 치 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주요 인사들과 시민들을 체포·연행하고 있다. 이라와디는 NLD 소속이자 구 의장인 킨 마웅 랏이 전날 밤 군경에 의해 끌려간 뒤 고문을 당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양곤에서도 군경이 섬광 수류탄과 총탄을 발사하며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특히 8일 밤과 9일 새벽에는 반(反) 쿠데타 시위에 참가하는 양곤 시민들의 거점인 산차웅에서 대규모 야간 시위가 벌어지자 군경이 해당구역 출입을 차단하고 200여 명의 시위대를 몰아넣는 ‘토끼몰이’가 벌어졌다. 산차웅에서 군경이 시민들을 향해 공포탄을 발사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글과 사진·동영상 등이 확산하자 양곤 시내 다른 구역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산차웅의 시위대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야간시위가 벌어지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야기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8일 밤 트위터를 통해 “양곤에서 평화 시위 참여자 약 200명이 치안 부대에 의해 출입을 차단(cordon)당했으며, 이들이 체포나 학대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을 깊이 우려한다”며 여기에는 여성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산차웅의 시위대는 9일 새벽 차단구역 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현지언론과 외신 등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건물 안에 갇혀 있다가 귀가했다”며 “많은 주민들이 귀가 차량을 무료로 지원해줬고 시민들을 반겨줬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군부 쿠데타 이후 고조되고 있는 반중 정서를 억제하기 위해 미얀마 군부에 언론 통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미얀마 매체인 이라와디는 중국 외교부 관료들이 미얀마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미얀마 언론이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를 작성하도록 군부가 감독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은 이와 함께 양국을 연결하는 대형 원유·천연가스 수송관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서부 라카인주 차우크퓨항에서 시작해 만달레이 지역을 거쳐 중국까지 연결되는 수송관은 길이가 800㎞에 달한다. 수송관 법인의 최대 주주는 중국석유천연가스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중요 사업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내정’이라고 간주하면서 미국 등 서방국들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미얀마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항의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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