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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일가 '땅 투기 의혹' 에는 모르쇠…국토부, 가덕신공항 추진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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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무회의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오거돈 일가 신공항 부지 투기 의혹에는 묵묵부답
국토부, 가덕 신공항 결사 반대→신속 추진으로 선회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성추행 논란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일가가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는 부지 주변에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대한 조사는 없이 신공항 건립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직무 유기"라고 강하게 반발했던 국토교통부는 결국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냈다. 다음달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거대 여당이 밀어붙인 포퓰리즘성 ‘공항 난립’ 정책에 결국 공항 주무 부처 국토부의 의견은 묵살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설립 특별법 시행 이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가덕 신공항을 성공적으로 건설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립 추진 태스크포스(TF)단을 꾸렸다고 했다. 이 TF를 2차관 직속 조직으로 둬,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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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부산 사상구 부산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안경에 서리가 맺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의 오 전 시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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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공무원 직무유기" 강한 반대에서 "신속 추진"으로 선회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한 건설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각종 인허가의제, 신공항 건립 추진단 설치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특별법에 따라 설치될 신공항 건립추진단이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이 TF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 하위법령 정비, 자문단 운영 등 사업전반을 관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국회에서 특별법을 새로 제정하며 추진되는 국가 대형 프로젝트인만큼, 최대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공항이 갖춰야 할 안전성과 기능성을 사업 초기부터 면밀히 검토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공항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의견은 묵살당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경제성과 안정성 등이 떨어지는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찬성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직무유기"라며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국토부는 당시 "2016년도 사업타당성평가를 통해 가덕 신공항의 시공성, 환경성 등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특별 법안 수용 시 (공무원으로서) 성실 의무 위반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회 교통위원회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당시 보고서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검찰 수사를 받은 사례까지 언급하며 "원전 조기 폐쇄를 위한 정당한 근거가 미흡했던 것이 감사·수사에서 주요 문제점으로 고려됐다"고 했다.

국토부는 또 애초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 사업비로 7조5000억원을 계산한 데 대해 "접근교통망 확충,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추는 비용을 고려하면 사업비가 모두 28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국토부가 이처럼 강한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특별법은 국회를 넘어 국무회의까지 순조롭게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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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 신공항 로또맞은 오거돈 일가...국토부 내부 사기는 바닥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지로 거론되는 노른자위 땅에 오 전 부산시장의 일가족이 수만평에 달하는 땅을 사놓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공식적인 조사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가덕도 일대는 신공항 건설 기대로 땅값이 급격히 오르고 있어, 오 전 시장 일가족은 큰 수익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부산시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의 장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은 2005년부터 부산 강서구 대항동 토지 1488㎡(약 450평)를 보유하고 있다. 오 전 시장 일가족이 운영하는 대한제강은 부산에서 가덕도로 진입하는 길목인 부산 강서구 송정동 일대 7만289㎡(약 2만1300평), 대한제강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대한네트웍스도 같은 지역에 6596㎡(약 1990평)의 공장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일대에 대한 조사 계획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LH와 국토부까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지만, 오 전 시장 일가의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잠잠하다. 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뇌관이 될 수 있는 문제는 피하고, 공직자들만 잡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국토부 관계자들은 "내부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공항 업무 관련 직원들은 자신들이 낸 분석 의견에 대해 정반대의 결과를 홍보하고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데다, 청와대는 유력 정치인 일가에 대해서는 조사를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태에 휩쓸려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국토부 공무원들의 의견을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사기가 꺾이는 이유다.

한 국토부 공무원은 "김해 공항을 두고 가덕도에 공항을 또 짓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을텐데, 장관은 국토부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한 적이 있나 싶다"며 "적어도 전임 김현미 장관은 공무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국회와 맞서준 적이 있었는데, 변 장관은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부산시 보궐선거, 그리고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표심 잡기’용 정책인 걸 모르는 공무원은 없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해야 하는 국토부를 같은 공무원으로서 마음이 아파 지켜보기 안타까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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