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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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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 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 서동욱 엮음.

근대 철학사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저술 9권을 통해 과학의 철학적 기원을 탐구한 책. 자연 철학과 자연 과학이 분화되던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철학자 9명의 사상이 과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조명한다.

이 책이 소개한 저술들은 베이컨의 '학문의 진보', 데카르트의 '굴절 광학', 스피노자의 '에티카',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 서설', 흄의 '자연 종교에 관한 대화', 칸트의 '자연 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 셀링의 '자연 철학의 이념', 헤겔의 '엔치클로페디' 등이다.

베이컨이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문장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과학과 기술을 통한 인간의 주권이었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연에 대한 지배력을 회복하고 인간의 힘과 존엄성을 다시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베이컨은 생각했다고 책은 설명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인간 스스로 기술에 주권을 내주고 기술에 종속되어 가고 있다며 인간의 존재론적 위험을 불러올지 모른다고 책은 경고한다. 400여 년 전에 베이컨이 '지식의 최종 목표, 혹은 지식의 가장 심원한 목표를 오해하거나 그릇되게 설정하는 일이 자기 시대의 가장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지만, 현대 사회도 이런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엮은이 서동욱 교수는 "과학이 가능하기 위해선 과학이 놓이기 위한 사고방식의 좌표, 철학이 필요했다"며 "과학은 명인의 바둑 같은 것이지만, 명인이 바둑판 자체를 만들지는 않는다. 바둑판의 먹줄들은 철학으로부터 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사이언스북스. 272쪽. 1만8천500원.

연합뉴스



▲ = 홍성욱 외 지음.

서평 전문 계간지 ''의 창간호. 편집진은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활동 중인 대학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편집장은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맡았다.

편집진은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어도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창간호에서는 '안전의 역습'이란 주제로 에세이 3편과 리뷰 3편을 특집으로 기획했다. 소설가 장강명, 김영민의 짧은 소설과 작가 요조, 수신지의 에세이도 실었다.

서울리뷰. 236쪽. 1만5천원.

연합뉴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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