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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직접투자 어렵다" 동학개미, 채권·공모주 펀드 발길···한달새 2.2조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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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개인투자자, 간접투자 '기웃']

널뛰기 증시에 투자 자신감 '뚝'

하루 순매수액 0.9조→0.4조로

액티브 주식형 펀드도 자금유입

"MMF 등 현금보유 필요" 지적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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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만 사면 큰 위험 없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올해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계좌가 온통 파란색입니다. 보유 종목이 너무 떨어져 무서워서 팔았더니 다음날 다시 오르고, 오르는 듯해서 산 종목은 바로 떨어지는 널뛰기 장세가 너무 어지러워요.”

요즘 주식 투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투자 손실을 하소연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특히 지난해 쉽게 돈을 벌었던 초보 투자자인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널뛰기 장세에서 위험 자산 투자의 어려움을 제대로 맛보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하락하면 대차게 저가 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의 투자 자신감이 현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불과 한 달 만에 0.5%포인트가량 급등하면서 그동안 증시 주도주들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 밑에서도 저가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증시 주변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대신 은행권 요구불 예금과 간접투자 수단인 펀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소심해진 저가 매수···쪼그라든 투자자 예탁금=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1월 초 3,200 선을 넘긴 후에는 3,100 선이 무너지면 과감하게 저가 매수에 나섰다가 3,200 선에 가까워지면 파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1월 26일 코스피 지수 3,200 선 근처에서 4조 2,050억 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한 후에도 주가가 하락하자 매수 자신감이 뚝 떨어진 모습이다. 여전히 주가가 하락하면 사들이고 상승하면 파는 매매 패턴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이제는 3,000 선 이하에서도 매수 강도가 예전 같지 않고 3,100 선에 가까울 수록 매도하는 모양새다.

개인 순매수 금액도 줄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 1월 22조 3,380억 원이었으나 2월에는 8조 4,378억 원으로 줄었다. 일평균 순매수 금액은 9,712억 원에서 4,688억 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유입 일변도였던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세다. 지난해 12월 말 65조 원대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호조로 올 1월 12일 74조 4,559억 원으로 역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횡보장이 이어지자 다시 65조 원 선으로 내려앉았고 3월 4일에는 62조 2,001억 원까지 줄었다. 1월 최고치 대비 12조 원 이상 쪼그라든 셈이다.

◇갈피 잃은 자금···펀드·예금 등에 기웃=직접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간접투자 수단인 펀드나 안전 자산인 채권형 펀드 및 예금으로 자금을 분산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1조 4,542억 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 8,042억 원, 공모주 펀드 7,945억 원, 뉴딜펀드에는 4,502억 원이 들어왔다. 또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는 ‘초분산 펀드’인 EMP 펀드에도 1,046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공모주 펀드는 연초 이후 1조 3,737억 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오광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모주 펀드나 EMP 펀드는 시장 변동성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펀드”라며 “증시 방향성 투자수익률이 신통치 않자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안으로 요구불 예금에 머무는 자금도 늘었다. 시중 4대 은행과 농협의 요구불 예금 잔액은 2월 말 기준 638조 2,397억 원으로 한 달 만에 28조 9,529억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정기 예금 잔액도 630조 3,472억 원으로 3조 4,552억 원 불어났다.

그동안 환매 쓰나미가 몰아쳤던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출세가 진정되고 소액이지만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5일 기준 1주일간 액티프 펀드에는 413억 원이 순유입됐다. 지난달 10일만 해도 한 주에 1,000억 원 이상씩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변동성 장세 이어진다···방망이 짧게 잡고 분산해야=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 금리 급등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은 높은 가운데 향후 수혜주도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기 위해 확인해야 할 올해 1분기 실적이 나오기까지 불확실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유망하다고 여겨지는 소수의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직접투자하기보다는 펀드 등을 활용한 분산투자와 박스권 매매 등의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장은 “금리 상승과 유가 변동 등으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유망주를 사서 버티는 ‘바이 앤드 홀드’ 전략보다는 급락하면 사고 오르면 파는 식으로 방망이를 짧게 잡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부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대기성 현금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며 “소수 종목에 집중하기보다는 ETF나 펀드 등을 통해 분산투자를 하고 펀드 등을 통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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