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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뒤에 아세안 민주주의 있어…신남방정책 진면모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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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은홍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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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 등 정부 주요인사를 구금하고 쿠데타를 일으키자 국민들은 한 달 넘게 비폭력 비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일요일인 7일에도 미얀마 양곤·만달레이 등 주요도시 곳곳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들고 나서서 대열을 갖추는가 하면, 군부가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맥주를 거리에 쏟아 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죽음을 각오한 것처럼 시위에 나선 19살 ‘태권소녀’ 치알 신은 지난 3일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데 이어 시신마저 파헤쳐졌다. 그제는 경찰이 구급차를 세워놓고 구급요원들을 개머리판으로 마구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국제적십자사가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UN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시위대를 향한 군경의 총격으로 최소 5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얀마의 시민사회와 인권에 관심을 갖고 20년 가량 연구와 연대를 이어온 박은홍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는 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뒤에 아세안의 민주주의가 있다. 자칫 ‘아세안 민주주의의 물결’을 거스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제 실질적인 행동으로 미얀마 국민들과 연대해야 할 때다. 신남방정책 외교의 진면모를 보여줄 시점”이라 강조했다.

△ 미얀마 사태를 좌시해서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일 이번 쿠데타로 미얀마가 폭압적 군사정부 시대로 회귀하게 된다면 단순히 미얀마의 위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확연히 후퇴시키게 될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민주화의 봄’이 저물어가는 중동·아랍 지역에 이어 ‘민주화의 물결’을 거스르는 힘이 될 수도 있다. 21세기에도 두 번의 쿠데타를 겪고 현재도 정정이 불안한 태국 같은 인근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정부가 미얀마 군부체제 하의 과거 미얀마에 대해 ‘NATO(No Action, Talk Only)’ 외교로 일관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고(故) 내 툰 나잉(Nay Tun Naing) 민주주의민족동맹(NLD) 한국지부 회장이 내게 했던 말이다. 2000년대 초 미얀마 군정 당시 서방국가들은 민주화운동가들이 요구하던 대(對)미얀마 투자 제한에 동조하거나 군부 인사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중단했는데 아시아권 국가들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내 툰 나잉 회장은 한국의 조력을 기대했는데 실질적인 조치 없이 인권증진을 희망한다는 ‘멘트’ 정도로 끝났다. 그런 아쉬움에서 나온 표현이었는데 2021년 현재도 NATO 외교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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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보건의료계열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를 펼치고 있다. UN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반(反)쿠데타 시위대를 향한 군경의 총격으로 최소 55명의 시민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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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미얀마 양곤에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 미얀마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무릎을 꿇고 미얀마를 도와달라고 한국어로 쓰인 피켓을 들고 호소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총선을 통해 선출된 의원 298명이 쿠데타 직후 긴급히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를 결성했다. 한국정부가 CRPH야말로 민주적 정통성이 있는 공적인 기구임을 인정한다고 공표하는 것이 1차적인 실질적 조치라 생각한다. 이후 CRPH에서 요청하고 있는 이번 쿠데타 주도세력들에 대한 제재이행 등 한국정부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해나가면 된다. 다시 말해 첫 걸음은 군부 쿠데타 세력이 내세운 국가행정평의회(SAC)를 인정하지 말고, CRPH가 정통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표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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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한국어와 한국어가 쓰인 피켓으로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한국이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사진=SNS캡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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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는?
지금 미얀마 국민들은 있는 힘을 다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숭고한 의지로 쿠데타에 반대하고 있다. 이제 공은 국제사회로 넘어왔다. 쿠데타세력이 민간 정부에 권력을 돌려주도록 미얀마 민주주의가 원상회복되도록 국제사회의 일치단결된 압박이 있어야 한다. 미얀마 군부로 하여금 폭압적 체제를 유지하면 불이익이 더 크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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