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33) 씨 역시 최근 전셋집을 구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중개업자는 계약이 모두 끝난 뒤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는 조건으로 10% 할인된 중개 수수료를 제시했다. B씨는 "탈세 목적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할인된 금액으로 중개 수수료를 지급했다"며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혹시 계약을 연장하거나 할 때 불리한 상황이 생길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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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5일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에 따르면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민원은 2만927건에 달한다. 각종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면서 매년 4000~5000건의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는 것이다.
집값 상승에 부동산 중개 수수료도 덩달아 뛰면서 중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커지는 모양새다. 많게는 수백~수천만원을 넘나드는 중개 수수료를 내는데, 부동산 중개업소는 그만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C(45) 씨는 1년 전쯤 이사할 집을 사면서 부동산중개업소 측에 인테리어 공사로 한 달 정도의 여유기간이 필요하니 이사 날짜를 조율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C씨는 결국 이사날짜를 조율하지 못해 한 달동안 이삿짐 보관비와 한 달 단기 거주 비용 등으로 700만원을 지출해야 했다. C씨는 "중개 수수료로 큰 돈을 지불하는데 그만큼 '돈값'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났지만, 이미 중개 수수료를 지불한 뒤라 별다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D(41) 씨는 이사할 집을 찾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중개업자와 약속한 시각에 집을 보러 갔지만, 세입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 D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부동산과 약속을 잡고 집을 보러 갔는데, 막상 도착하고나니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을 못 본 것이 황당했다"고 말했다. D씨는 결국 집을 보지도 못한 채 다른 집을 구매했다.
세입자들도 난처한 상황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미니 청약 추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E(39) 씨도 지난달 전셋집을 구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경험을 했다. 부동산과 약속한 집 앞으로 갔더니 이미 집을 보러 온 3팀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E씨는 집을 둘러본 뒤 곧바로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누군가가 가계약금을 걸어둔 뒤였다. E씨는 "집을 같이 본다는 게 너무 이상했는데 생각보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해서 놀랐다"며 "황당하기도 하고 전세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에 막막하다"고 했다.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업종에서 10만원 이상 거래했는데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주지 않거나 발급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다. 부동산 중개업은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업종이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자에게 거래 대금의 2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소비자에게는 포상금으로 한 건당 50만원 한도로 미발급액 20%가 지급된다.
한국소비자원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관련한 피해에 대해서도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이 사실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합의를 권고하는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관할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는 분쟁 조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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