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장관. 사진=동아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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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변 장관을 직접 국회로 소환해 질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잖은 후폭풍마저 예상된다.
MBC는 4일 변 장관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또 변 장관이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짓이다.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며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미리 안 것도 아니고, 이익 볼 것도 없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도시 개발 정보를 얻어서 보상받기 위해 땅을 구입한 게 아니다. 2025년 이후 민간 개발될 걸로 알고 땅을 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변 장관이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고 MBC는 보도했다.
국토부는 5일 이같은 MBC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통해 “변 장관은 그간 여러 차례 공기업 직원의 부동산 투기행위는 ‘직업윤리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LH를 비호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방송이 보도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LH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어제 브리핑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의혹에 대하여 정부합동으로 조사하여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고, 재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변 장관이 LH직원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아무 정보가 없는데 빛을 내서 다급히 샀다고? 그걸 믿으라는 건가?”, “LH 입사=벼락부자”, “신도시 계획 철회하고 새로 지정해라” “신도시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땅 샀다니. 그걸 왜 사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등과 같은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5일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을 국회로 소환해 “추후라도 그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언동은 절대 되지 않는다.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훨씬 더 감수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에게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훨씬 더 감수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LH의 자세에 대해서는 제가 심할 정도로 매섭게 이야기했다”고 말해 질책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투기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토부가 주도하게 될 정부 조사에 대해 ‘셀프 면제권’을 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변 장관이 조사대상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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