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4일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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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폭로는 익명의 제보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제보 전화는 국토교통부가 광명·시흥 지구를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한 지난달 24일 오후 걸려 왔다고 한다.
LH 의혹 폭로 기자회견을 한 서성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익명의 제보자가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 LH 직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거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신도시 발표가 나서 놀랐다. 확인해달라’고 했다”고 제보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제보자는 구체적인 지번까지 알려줬다고 한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를 조사했다.
서성민 변호사는 "제보자는 자신이 누군지, 어디 소속인지 밝히지 않았다"며 "처음엔 뭔가 싶었는데 지번을 몇 개 알려줘서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의 토지대장 등을 확인한 결과, LH 직원 여럿이 해당 토지 지분을 나누어 매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태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제보 받은 이후) 하루 동안 주변 필지를 추가로 확인해본 결과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0여명의 LH 직원과 그 배우자들이 총 10개의 필지, 2만3028㎡, 약 7000평의 토지를 약 100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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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제보 들어오고 있어…확인 중"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서성민 변호사가 땅투기 의혹을 받는 LH공사 직원의 명단과 토지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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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이후 민변·참여연대에는 추가 제보가 이어진다고 한다. 특히 문제가 된 광명·시흥 지구 1271만㎡(약 384만평) 내 토지 매입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서 변호사는 "저희는 전체 중 약 5.5%(7000평)를 살펴봤고, 그 외에 파악하지 못한 94.5% 내 필지에 대해 추가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 평수로만 따져도 이와 같은 사례가 최소 10배가량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이어 "추가로 들어온 LH 직원 투기 제보에 대해서는 거의 확인이 된 상태"라며 "정부 차원의 전수 조사, 경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계속해서 들어오는 제보 건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H는 이날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장 권한대행 장충모 LH 부사장은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 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국민들께서 한 치의 의구심도 들지 않도록 사실관계 규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만일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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