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방심위 구성 두고 여야 설전..."추천 인사 먼저 공개해라"
방심위 업무 공백에 방송서는 폭력, 온라인서는 가짜뉴스 활개
방심위 '지각 출범' 이번이 처음은 아냐...4기도 7개월 만에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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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는 폭력 장면이, 온라인에는 백신 가짜뉴스가 활개 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한 달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제4기 방심위 임기는 지난 1월 29일로 끝났지만, 여야가 5기 방심위 구성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백신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방심위 구성을 호소하고 있지만, 여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방심위는 방송과 온라인에 유통되는 정보를 심의하는 총괄책임기관으로, 심의 규정을 위반한 방송사와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 예를 들어 한 방송사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낼 경우 이에 대한 주의·경고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인터넷)에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잘못된 정보가 올라오면 해당 게시글에 대한 삭제 요청도 할 수 있다.
명칭이 유사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있어 혼동하는 사례도 있지만, 두 기관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사업자의 인·허가, 수신료를 비롯한 공영방송 정책 등을 담당하며 방송 콘텐츠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처럼 방심위는 방송과 인터넷에 올라오는 내용을 사후에 확인하는 거름망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 달 넘게 개점휴업 상태다. 방심위를 움직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정부와 여당(대통령 3명, 국회의장 3명)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는데, 여야가 서로 먼저 추천 인사를 공개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방심위원 구성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특히 야당은 방송통신심의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보이콧하고 있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국민의 힘)은 "(정연주 전 사장은) 정치 이념적으로 가장 편향적이고 편파적 인사다. 이런 사람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면 방송·인터넷 규제의 공정이 무너지는 해악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런 여야 정쟁 탓에 방심위의 기능은 마비됐고, 방송 관련 민원이 접수돼도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방심위 홈페이지를 보면 3일 기준 올해 정기 회의는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 작년 같은 기간 네 차례 열린 것과 대조적이다. 위원 구성조차 안 된 방심위는 구멍 난 거름망이 됐고 그사이 백신에 관련된 가짜뉴스가 인터넷을 뒤덮고 있다.
화이자 백신 접종 (천안=연합뉴스) 3일 중부권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인 충남 천안 실내배드민턴장에서 의료인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넣고 있다. 2021. 3. 3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ung@yna.co.kr/2021-03-03 10:47:08/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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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SBS의 금토 드라마 '펜트하우스2'는 4회 만에 폭력과 왕따, 협박, 살인 등 범죄종합세트를 여과 없이 지상파로 내보내고 있다. 첫 화부터 피로 물든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거나, 중학생이 또래를 집단폭행하는 장면이 70분 동안 몰아친다. 하지만 방심위는 방송 내용에 대한 제재에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 "인기리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가진 파급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펜트하우스2는 자극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시청자 관심을 얻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청이 어려울 정도의 내용을 방영하는 것을 봤을 때 (펜트하우스2는) 제재를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중대본 회의 주재하는 정세균 총리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3.3 kimsdoo@yna.co.kr/2021-03-03 08:35:2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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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업무공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임기를 마친 4기 방심위도 7개월이라는 시간을 거친 뒤 우여곡절 끝에 '지각 출범'했다. 이에 준비된 위원부터라도 순차적으로 심의 업무에 투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금까지는 관행상 방심위원이 동시에 업무를 시작했지만, 의사정족수만 맞추면 일부 위원들로 출범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회가 빨리 위원 추천을 완료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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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very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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