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3일 故 정인양 양부모 공판 재차 열어
이른 아침 재판 전부터 법원 앞은 ‘엄벌 요구’ 목소리
시위 참여한 중국인, 개인 방송으로 중국에 상황 전해
16개월 여아 ‘정인이’의 입양부모 5차 공판이 열리는 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한 시민이 정인이 사진을 보며 기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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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정인이 사건’의 세 번째 공판이 열리는 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은 이른 아침부터 정인양 양부모에 대한 법원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지난 공판들보다 모인 인원은 줄었지만,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과 시민들 40~50명은 이날도 정인양의 양부모에 대한 강한 처벌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협회 측은 이날 시위를 우리 사회에 아동 학대가 더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전하는 평화 시위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위는 먼저 공판 때보다는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없이 차분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공혜정 협회 대표는 “학기가 시작되면서 참여 인원은 줄었지만, 여전히 정인양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교적 조용했던 분위기도 공판 시작을 앞두고 양어머니 장모(35)씨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가 법원 안으로 들어가자 순식간에 바뀌었다. 일부 시민이 “호송차가 온다”고 하자 시위에 나선 이들은 “장○○ 사형”이라고 외쳤고, 일부 시민은 “저 사람 죽여”라고 호송차에 달려들기도 했다.
구호를 외치다가 목이 멘 한 회원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나도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정인양의 죽음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며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부모들은 사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양부모에 대해 사형이 선고될 때까지 계속 법원 앞에 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도 화성에서 개인 시위를 위해 양천구 목동까지 온 황재국(70)씨는 정인양 양부모를 두고 “방어 능력이 없는 아기를 죽인 살인자”라고 정의하며 “저항할 수 없는 상대에 대한 가학 행위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울먹였다. 황씨는 이어 “사형은 극도로 조심해서 시행해야 하긴 하지만, 이런 흉악한 사람들은 사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중국인들도 법원 앞 시위에 참여했다. 중국인 우윤(31)씨는 자신의 휴대 전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중국에 이 상황을 방송했다. 그는 “선진국인 한국에서 아동 학대가 일어났다는 것도 충격이고,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것도 놀라웠다”며 “중국에선 살인으로 판결이 나면 무조건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하는데, 한국에서도 똑같이 처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모(38)씨는 양모 호송차량이 들어가기 전 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 측은 이날 앞선 공판 때와 달리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16개월 여아 ‘정인이’의 입양부모 5차 공판이 열리는 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입양모 장모씨가 탄 호송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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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이날 살인,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어머니 장씨와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씨의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이들 중 세 명이 이날 오전과 오후로 나눠 출석한다.
특히, 장씨의 심리 분석 등 검찰 수사에 참여한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올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검찰이 지난 첫 공판에서 장씨에 대한 주된 공소사실을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한 이유 중 하나가 장씨의 통합 심리 분석 결과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한 만큼 지난 공판에 이어 증인 신문을 통해 사망 당일 정인양이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을 인지했는데도 계속 폭행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씨 측은 정인양을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검찰이 적용한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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